휴대폰 관련 특허를 독점한다는 비판을 받는 세계 최대 통신반도체 회사 퀄컴에게 뼈 아픈 판결이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재판부가 반도체회사 퀄컴이 인텔 등과 같은 경쟁사에도 기술 라이선스 일부를 허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17년 초 미 연방 거래위원회(FTC)가 퀄컴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재판은 내년 1월 시작할 예정이다.
미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방 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퀄컴은 스마트폰이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뎀' 칩에 대한 특허를 타사에 허가해야 한다고 약식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가 소송의 핵심 쟁점 사항에 대해선 판결을 내리지 않았지만, 이는 재판을 앞두고 FTC의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란 분석이 나왔다.
FTC가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핵심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애플이 아이폰에서 퀄컴 모뎀 칩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동시에 애플에 리베이트를 받아냈다는 것이다.
퀄컴과 FTC는 재판에 앞서 지난 달 판사 측에 양 측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한달간 판결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재판부는 이를 거절했다.
로이터는 판결이 합의 협상에 영향을 줄 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만약 퀄컴이 FTC와 합의에 성공한다면, 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퀄컴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 때문에 애플, 화웨이 등 고객은 물론이고 해외 각국 정부와도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다.
민사소송에서는 퀄컴의 라이선스 관행이 반도체 사업과 연결해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는 지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전망이다.
한국과 대만 규제당국도 이미 퀄컴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퀄컴은 지난 8월 대만 규제당국과 9300만달러 상당의 벌금을 내고, 향후 5년동안 7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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