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면 '치킨집 창업'만 알았는데 비즈쿨 수업을 들으면서 취업과 진학 외에도 다양한 창업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단순히 창업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과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른 수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더 많은 친구들이 비즈쿨에 대해서 알게 되고 창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서울 도봉구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 2학년 이주은 학생은 일산 킨텍스에서 8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2018 청소년 비즈쿨 페스티벌에 학생TF로 참여했다. 비즈쿨 페스티벌은 국내 유일 청소년기업가 정신축제로 전국 126개 학교 1만5000여명 초·중·고등학생이 참여한다.
올해 17년째를 맞은 이번행사는 처음으로 청소년이 기획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주은 학생 외에도 합천여고 김하늘·이혜민 학생, 경기관광고 조원창·최영욱 학생, 순천효산고 윤용민 학생, 충주상고 최민희·엄제현 학생이 TF에 참여, 개막식 등 행사 운영 전반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지루한 시상식은 진행 속도를 높이고 무대 밖 학생이 모두 참여하는 개막 이벤트 등이 행사에 반영됐다.
비즈쿨은 비즈니스(Business)와 스쿨(School)의 합성어 '학교에서 경영을 배운다'는 의미다. 초중고교 내 기업가 정신 수업과 동아리 활동 등을 일컬는다.
이주은 학생은 “처음에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용어가 무겁고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결국 내 회사를 만들고 경영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배우면서 정말 재밌게 수업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꼭 창업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회사에 들어가고 사회생활을 할 때 겪게 될 막연한 두려움이 해소돼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는 설명이다. 김봉진 배달의 민족 대표와 여러 유망 스타트업이 언론에 조명되고 창업을 육성하는 정부 정책 방향을 보며 부모님도 적극 응원한다.
전국에서 마음이 맞는 새로운 친구를 많이 만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비즈쿨이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져 인문계 참여가 미진한 부분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진학이나 취업 준비를 할 시간에 비즈쿨 활동을 하는게 맞을까 고민도 했지만 하다 보니 얻는 게 더 많았어요. 아직도 '치킨집 창업'만 아는 친구들, 특히 비즈쿨에 대해 잘 모르는 인문계 친구들도 많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비즈쿨 페스티벌은 전국 참여학교에서 직접 꾸린 부스와 함께 로봇·가상현실(VR)·증강현실(AR)·드론 등 미래기술 체험관, 스타트업 체험과 등으로 구성됐다. '공부의 신'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 기업가정신 토크콘서트와 로봇스쿨·코딩 등을 체험하는 비즈쿨랩 등도 운영한다.
기업가 정신 골든벨 퀴즈쇼, 청소년 아이디어 스피치 대회, 우수 창업동아리 경진 대회 등도 청소년 의견을 반영해 프로그램을 짰다. 뮤지컬, 댄스 등 장기자랑 대회인 '비즈쿨 뽐내기'와 '비즈쿨 가수왕' 등도 열린다.
정기환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기반과장은 “행사 기획단계에서부터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비즈쿨 사업이 청소년과 함께 발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