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 암세포가 마치 자연계 포식자가 먹이를 찾듯이 전략적으로 움직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내 부부 연구자인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와 크리스티아나 칸델 그쥐보프스키 연구위원이 전이 암세포의 '레비워크' 방식 이동을 통계 분석으로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레비워크는 포식자가 먹이를 찾을 때 보이는 무작위 움직임을 뜻한다. 학계는 그동안 전이 암세포가 비전이 암세포에 비해 빠르게 방향성을 갖춰 확산한다고 추측해왔다. 암세포 움직임을 기록한 데이터 확보가 어려웠고, 분석과 시뮬레이션모델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 검증이 불가능했다.
두 명 연구진은 해외 공동연구진과 함께 전이 암세포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실험법을 고안했다. 암 세포가 움직일 트랙을 유리 평면 위에 구현해 세포 방향 전환 시점과 걸음 크기를 정확히 잴 수 있도록 했다. 한 세포 종류당 최대 2만개에 달하는 위치 데이터를 얻었고,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쥐에서 전이암세포가 레비워크로 이동하는 것을 관찰했다.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는“세포 이동 패턴을 파악하는 연구로 세포생물학의 강력한 도구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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