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폭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한다

배터리 셀을 들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연구원.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을 들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연구원.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자동차 업계 1위 폭스바겐 그룹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도 추진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폭스바겐 MEB(Modular Electric Drive Kit) 프로젝트 북미향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따냈다.

자동차 부품 개발 특성상 확보 물량 등은 유동적이지만 업계는 프로젝트 규모를 7조~8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연간 300만대 이상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MEB는 이를 뒷받침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폭스바겐 산하 주요 브랜드가 MEB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차를 개발·생산하게 된다.

프로젝트 규모가 워낙 커서 폭스바겐은 다양한 배터리 공급사와 제휴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향 일부 물량은 LG화학과 삼성SDI가 수주했다. 중국 판매 물량은 CATL가 공급한다.

북미지역 물량은 경쟁사 중 유일하게 미국 현지에 배터리셀 공장을 운영하는 LG화학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었다. 하지만 후발업체인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으로 수주 경쟁에 뛰어들면서 물량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에 배터리 공급을 위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남부 지역 2~3곳 정도를 후보지로 올려놓고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SK이노베이션과 폭스바겐은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독일 엠덴과 하노버 공장 등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 엠덴 인근에 SK이노베이션과 합작해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기반으로 SK이노베이션은 북미지역뿐만 아니라 유럽지역에 판매되는 폭스바겐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공급 계약을 따내면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업계 후발주자지만 공격 투자를 바탕으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초 착공한 서산 배터리 2공장이 준공을 앞뒀고 올해 각각 7.5GWh 규모 헝가리 공장과 중국 창저우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 합작 공장을 포함하면 2022년 이후 연간 생산량이 20GWh 이상으로 커진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