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 씨는 구글로부터 문자 한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유튜브 프리미엄' 한 달 이용료 8690원이 결제됐다는 내용이었다. 최 씨는 서비스에 가입한 기억이 없다. 한 달 무료이용만 했을 뿐이다.
최 씨는 “한 달 무료 이용이 종료되고 동의 없이 유료로 전환됐다”면서 “해외 기업이라 취소도 어려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구글이 유료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 홍보를 위해 한 달 무료 이용을 제공하고 고객 동의 없이 유료 전환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구글은 동의를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일반 이용자에게 정확한 내용을 공지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유튜브 프리미엄 무료 체험하기 버튼을 누르는 창에는 체험 기간과 월 이용료가 큼직한 글씨로, 그 아래 작은 글씨로 '제한사항이 적용된다'는 문구가 노출된다.
'부담 없이 체험하라'는 문구에 비해 4분의 1가량 글씨가 작은 데다 '제한사항'이라는 모호한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제한사항을 누르면 '체험기간 중에 취소하지 않는 한 표시된 가격이 자동 청구되며 구독을 취소할 때까지 매달 청구된다'는 문구가 나타난다.
구글은 무료이용이 유료로 전환될 때 이용자에게 통보하지 않는다. 심각한 건 결제가 신용카드 없이 이동통신사 소액결제로 가능하다는 점이다. 결제됐다는 문자를 확인하고 조치하지 않으면 매달 통신비에 청구되는 것이다.
유료결제를 해지하고 환불받는 절차도 간단하지 않다. 유튜브 앱에서 결제 취소가 가능하지만 찾기가 쉽지 않고 상담원 직통전화도 없다. 연락처를 남기면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 같은 행위는 정부 방침에도 위배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5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무료' 표기 관행을 개선해 유료결제가 발생하는 서비스에 '인앱결제' 등 표기를 하도록 했다.
방통위는 5월에도 모바일 앱 결제·해지 관련 이용자 이익 저해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유튜브 프리미엄 유료결제가 사실이라면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무료 서비스인 일반 유튜브와 달리 광고가 나오지 않으며 화면을 끈 상태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구글은 8월 서비스명을 '유튜브 레드'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변경하고 한 달·석 달 무료이용 등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