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美증시 활황 이끌었던 SW·반도체 먹구름, 10년 상승세 끝났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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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신형 아이폰 수요 감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대한 규제 강화 등 각종 악재가 미국 기술주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증시를 끌어내린 것은 지난해 미 증시 활황을 이끌었던 소프트웨어(SW)와 반도체 주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력 경제지는 대표 기술주들이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모회사 알파벳)까지 'FAANG' 주식이 전고점 대비 20%이상 추락했다. 미국발 기술주 약세는 글로벌 공급망에 속한 아시아 주요기업 주가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주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풀 어떠한 실마리를 제시하지 않았고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도 실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상승장을 이끌었던 주요 기업들의 공급망에 위협을 가할 우려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맥스 고크만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자산 배분 책임자는 “매도세를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은 트럼프 정부와 중국 정부가 새로운 관세 없이 어떻게든 합의를 하는 것”이라며 “미 증시는 공급망 우려에 관세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중 긴장관계가 지속되면서 가장 직접적 영향권 안에 들어온 것은 반도체 업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은 중국 정부가 가격 담합의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고 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6.7% 떨어졌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세계 1위 제조사인 엔비디아는 암호화폐 시장 부진 영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암호화폐 채굴(마이닝) 수요 감소와 제품 재고 문제를 공개한 이후 17%나 주가가 폭락했다. AMD도 7.5% 동반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12% 이상 하락하며 5000달러 아래까지 주저앉았다.

아시아 지역 애플 부품 공급업체도 수요 감축으로 인해 하락 반전했다.

아이폰에 액정을 제공하는 재팬디스플레이는 7.7%나 줄었고 카메라 렌즈 제조업체인 라간 정밀은 대만 증시에서 2.5%나 하락했다. 대만 TSMC도 1.8% 떨어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인터넷 대표기업인 페이스북과 구글도 규제 강화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 규제에는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이고 민주당까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편향된 미디어'이며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FT는 보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