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이 2020년 오픈을 목표로 산하 3개 병원 통합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다. 일부 사용되던 종이 차트를 완전히 없애고, 패키지 형태 최신 전자의무기록(EMR) 도입이 핵심이다. 평화이즈가 참여를 검토 중인 가운데, 대외사업 선언 후 첫 대학병원 고객사를 확보할지 주목된다.
경희의료원은 경희대병원, 경희대치과병원, 경희대한방병원 등 산하 세 개 병원 차세대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내달 사업자 선정을 거쳐 이르면 2020년 1분기 내 오픈한다.
현재 경희의료원이 사용하는 EMR, 처방전달시스템(OCS) 등은 약 15년 전에 최초 개발돼 점진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시스템 개발은 10년이 넘으면 업그레이드 한계가 있는데다 데이터 활용 등 최신 의료 패러다임 대응이 어렵다.
차세대 사업은 원무, 처방·간호, 진료지원, 의무기록 등 전 영역에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 현재 사용 중인 EMR는 종이 차트를 스캔해 이미지화하는 방식이다. 의무기록을 전자화하기 위해 종이 문서를 작성해야 해 불편이 컸다.
새 EMR는 자체 개발이 아닌 패키지 솔루션 도입으로 확정했다.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프로젝트 실패 등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아울러 병원정보시스템(HIS) 패키지에 포함되는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 진료경로(CP), 진료지표(CI) 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한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현재 사용하는 이미지 기반 EMR(iEMR)를 최신 패키지 솔루션으로 대체해 종이가 없는 완전한 형태의 EMR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까지 고도화해 전산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기간은 약 15개월이다. 예산은 최대 50억~6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사업과 연계한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DW), 모바일 EMR 사업 등도 예정돼 총 사업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오주형 경희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기존 OCS, EMR이 일부 혼용된 형태에서 전반적인 시스템 고도화로 진료 편의성과 의료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면서 “최신 EMR 시스템으로 데이터 수집과 분류를 최적화해 4차 산업혁명도 원활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사업 설명회에는 이지케어텍과 평화이즈가 참석했다. 각각 서울대병원, 가톨릭의료원 IT 자회사다. 이지케어텍이 제안할지는 미지수다. 중동, 미국 등 해외사업과 충남대병원 등 국내 프로젝트 수행만으로도 인력이 부족하다. 클라우드 HIS 개발과 상장 준비까지 겹치면서 신규 프로젝트 수행 여력이 없다.
작년부터 국내 대형병원 차세대 사업을 독식한 이지케어텍이 빠진다면 평화이즈 수주가 유력하다. 회사는 올해부터 패키지 HIS 솔루션 '엔유 2.0'으로 대외사업을 선언했다. 안동성소병원,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등 중소형 종합병원 공급에도 성공했다.
대외사업 선언 원년에 상급종합병원 고객사 확보는 의미 있다. 총 1047병상 규모 경희의료원은 상급종합병원인 경희대병원과 국내 최대 규모 한방병원인 경희대한방병원을 보유한다.
평화이즈 관계자는 “경희의료원 차세대 사업 제안을 준비 중”이라면서 “일반 병원과 함께 치과, 한방병원 등이 공존해 부문별 최적화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