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소리를 이용해 크기가 아주 작은 물체의 형상을 파악하는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고도화하면 초음파 지문인식, 음향현미경, 비파괴검사 등 형상 파악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2㎜ 단위까지 고해상도 음향 이미징이 가능한 음향 메타렌즈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음향 이미징은 초음파와 같은 소리를 가해 반사되는 파장으로 형상을 파악하는 분야다. 최근 생체인식 기술 이용 활성화로 특히 주목받는다. 지문인식 보안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손가락 표피 안쪽 진피까지 파악해 위조 지문을 가려낸다.
문제는 이미징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대상을 이미징하는 한계점인 '회절한계'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이용 주파수가 1㎑라면 15㎝보다 작은 물체는 이미징이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새롭게 개발한 음향 메타렌즈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음향 메타렌즈는 실제 유리 렌즈를 쓰지 않는다. 그러나 마치 렌즈가 영상 배율을 조정하듯 이미징 해상도를 높일 수 있어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
음향 메타렌즈는 '공진터널링' 현상으로 이미징 해상도를 높인다. 외부에서 받아들인 파장 주파수와 렌즈 내부터널의 주파수를 맞춰 증폭시키는 방식으로 정보 손실을 최소화한다. 자체 개발한 메타물질 구조체를 활용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메타물질은 구조나 배열 조절로 특성을 높인 물질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이미징 회절한계 대비 4분의 1 크기 물체까지 이미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소 2㎜ 크기다. 활용 공진터널링 주파수는 1~10㎑다.
앞으로는 더 작은 대상을 음향 이미징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한다. 실제 지문인식에 활용하려면 마이크로미터(㎛) 단위 이미징이 가능해야 한다.
허신 기계연 박사는 “음향 메타렌즈는 근접 거리에서 이미징하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이미징 장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