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45. 비약하는 한국의 펫테크 스타트업

45. 비약하는 한국의 펫테크 스타트업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45. 비약하는 한국의 펫테크 스타트업

필자가 2000년 음성 인식 벤처기업 SL2를 창업할 때 친한 중학교 동창인 이종혁 대표는 도그원이라는 온라인 애견 쇼핑몰을 창업했다. 한국 펫테크는 2000년대 초부터 1세대 기업이 등장했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매우 빠른 시작이었다. 현재 한국 펫테크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과 결합되면서 반려동물 요람부터 무덤까지 케어해 주는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그 시장 또한 매년 빠르게 성장해 한국은 1000만명, 중국은 2억명을 돌파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펫테크 스타트업으로 시작,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곳이 등장하고 있다.

2017년에 설립된 펫 헬스케어 솔루션회사 핏펫은 반려동물 건강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소변검사 키트 어헤드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반려동물 건강은 주기 체크를 해야 하지만 동물병원에 매번 가는 것은 큰 부담이다. 어헤드는 이런 부담을 줄여 주는 자가 진단 솔루션이다. 석·박사 출신 소프트웨어(SW) 개발팀과 수의사가 함께 개발한 제품으로, 딥러닝을 적용하고 사용자가 촬영하는 이미지를 활용해 검사 결과 신뢰도를 높였다. 미국에 펫노스틱스라는 경쟁사가 있지만 딥러닝 기술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핏펫의 또 다른 기술 서비스는 애견 신원 확인 솔루션 디텍트다. 사람에게 지문이 있듯 동물 코에도 각자만의 비문이 있다. 유기 동물 얼굴 사진을 찍으면 반려동물은 물론 보호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동물에 식별 칩을 삽입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없앨 수 있다.

볼레디는 2013년에 설립된 펫테크 스타트업으로, 반려견을 위한 자동볼슈팅과 급식 기능을 융·복합한 스마트 펫 제품을 개발했다. 미국 크라우드펀딩사이트 인디고고를 통해서도 약 3000만원에 판매됐고,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도 수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반려견 분리 불안 문제를 비롯해 운동 부족에 따른 비만까지 해결해 주는 제품으로, 공놀이만 하는 기존 제품에 급식 기능을 융합시킨 자동운동 급식 펫케어용품이다. 파블로프 조건반사 원리를 바탕으로 반려견이 공을 집어넣으면 보상으로 간식이 나오는 방식이다. 반려견이 놀이, 운동, 급식에 자발 참여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반려견의 볼레디 중독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공 투입에 따르는 간식 제공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사료 양도 4단계 조절이 가능하다. 이렇게 조절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료 과다 섭취 방지가 가능하다. 반려견이 물어뜯을 수 있는 전원 케이블 없이 리튬이온 충전 배터리 시스템을 도입해 반려동물의 감전 위험을 줄였고, 기기 하부 배수구를 설치해 반려견이 공을 투입할 때 흘리는 침 등 액체가 기기 내부에 고이지 않는다.

펫닥은 지난 2016년 3월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수의사와 실시간 무료 상담을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공급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줄 펫 시터를 연결해 주는 도그메이트 역시 유망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펫테크 시장은 다양한 펫케어 서비스 영역에서 빠른 속도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대부분 창업자들은 직접 반려동물을 길러 본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에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 주도의 펫케어 서비스나 제품 시장에 한국 스타트업이 나란히 어깨를 견주며 도전장을 내밀 날이 멀지 않았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