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대표 정태영)가 금융권 최초로 '하이브리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도입, 업무에 적용했다. 스타트업 등 모든 사업자가 쉽게 API를 이용 할 수 있는 포털도 구축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 구축한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으로 5개월간 API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일선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높은 보안 수준을 기반으로 개방형 API 장점을 접목시켜 '하이브리드 API'를 완성했다.
하이브리드 API란 금융권의 높은 보안 수준과 오픈API 개방성을 함께 실현한 플랫폼이다.
이전에는 데이터를 교환하기 위해 전용선과 서버, 보안 패키지로 구성된 인프라와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했다. 다른 언어 기반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시스템 오픈 후에는 상당한 유지보수 비용이 추가됐다.
현대카드가 도입한 API 방식은 별도 인프라 구축이 필요 없다. 규칙이 표준화 돼 있어 프로그램 개발, 구축시간을 기존 대비 5분의 1로 줄였다. 외부에 공개된 API를 활용해 고비용 업무를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현대카드는 API 전환을 통해 스크래핑 서버 운용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API 적용을 통해 온라인 정보 교류 시스템도 가동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내부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할 수 있다, 종전에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데이터 융합이 가능하다.
일선 업무 혁신도 추진한다. 이달 초 선보인 기아자동차 레드멤버스 통합 애플리케이션(앱)과 API를 통한 데이터 연동을 시작했다. 기아자동차 구매 시 현대카드 자동차 선 포인트 프로그램인 '세이브 오토' 이용 고객은 현대카드 앱이나 웹에서만 잔여 M포인트 조회가 가능했다. 하지만 API 적용으로 새로운 레드멤버스 통합 앱에서도 조회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별도 포털도 구축해 개방형 API 생태계 조성에 동참한다. 개발 환경과 테스트 시간에 제약이 없고 다양한 개발 언어를 지원하는 도구 역시 제공한다. 현대카드와 제휴된 업체라면 M포인트 조회와 구매통장 포인트 조회 등 총 4개 항목 API를 사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 내부에서도 API를 활용해 업무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병행한다.
API에 최적화한 보안 정책도 수립했다. 고객에게 제 3자 정보제공 동의를 받은 범위에 한해 정보를 교환한다. 데이터를 주고받은 협력업체도 현대카드와 동일한 보안 수준을 갖춰야 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API로 다양한 소비자 혁신 서비스와 새로운 차원의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API 외연을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금융시장에도 디지털 혁신이 최고의 화두로 자리 잡으며 API에 관심을 갖는 금융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 농협은행이 2015년 12월 'NH핀테크 오픈플랫폼' 출범해 서비스를 시작했고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