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넘보고 있다. 글로벌 제조사간 인도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4260만대로 전 분기 대비 2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늘었다.
카른 차우한 연구원은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미국을 넘어섰다”면서 “인도는 세계에서 중국 다음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3억8000만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도 출하량은 11%를 상회했다.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10대 중 1대 이상은 인도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이 지속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인도가 주목받는 주요 요인이다. 미국 4위 제조사인 ZTE는 현지 정부 무역 제재 여파로 인해 공급량이 크게 줄었고 애플 아이폰 판매량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인 미국 시장은 한동안 관망세가 지속될 거란 예상이다.
전문가는 인도가 수년 내에 중국을 넘어서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8% 하락, 지난해부터 5분기 연속 시장 규모가 줄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보급률은 95% 이상으로 신규 수요 확보 여력이 부족한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부 지원이 인도 스마트폰 성장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LG경제연구원은 2014년 모디 총리가 집권하면서 인도 경제 불확실성이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에 공장을 설립하는 외국 제조사에 각종 혜택을 지원, 현지 스마트폰 생산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인도 공장 투자를 확대했다”면서 “폭스콘 또한 샤오미 이외 다수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 위탁 생산 규모를 늘리려 공장 추가 설립 검토 계획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시장이 '규모(점유율) 성장' 측면에서는 기회의 땅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제조사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분명하다. 인도에서 거래되는 스마트폰 절반 이상은 400달러 이하 중저가폰이기 때문에 이익이 크지 않다.
스마트폰 사용 경험을 축적한 인도 소비자가 점차 최신 기능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 중저가폰에서 프리미엄폰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어느 제조사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지가 관건이다.
화웨이는 이례적으로 초고가폰 인도 출시를 결정, 27일(현지시간) 아마존을 통해 메이트20 시리즈를 론칭한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