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도약을 노리는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는 값싼 노동력이 원동력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값싼 노동력의 중국의 AI 야망에 어떻게 동력을 제공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과 주도권 경쟁하는 중국의 AI 산업 실태를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의 AI 산업 발전에 가장 중요한 몇몇 작업은 베이징이나 선전과 같은 IT중심도시와는 거리가 먼, 농촌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허우샤멍(24)이 허베이성 싱타이현 난궁시에 운영 중인 데이터 회사가 대표적 사례다. 이곳은 과거 시멘트 공장이었다.
허우샤멍이 운영하는 회사는 인공지능이 사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20여 명의 젊은 직원들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데이터 라벨 작업(인공지능의 사물 인식을 돕기 위해 동영상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들이 작업하는 사진과 동영상은 승용차, 신호등, 빵, 우유, 초콜릿 등 다양하다.
허우샤멍의 회사처럼 옛 제조업체 공장에서 젊은 세대들이 미래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소도시의 수많은 스타트업이 중국의 방대한 동영상이나 감시 영상에 라벨을 하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과 AI 분야 주도권 경쟁 중인 중국은 특별히 유리한 점이 있다.
첫째, 중국 정부는 AI 관련 회사에 재정적으로, 정책적으로 광범위한 지원을 한다.
중국의 스타트업은 지난해 컴퓨터 비전 시장에서 3분의 1의 점유율을 기록해 미국을 능가했다. 컴퓨터 비전은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포착한 정보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작년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1위의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의 정부와 AI 기업들이 중국의 취약한 사생활 보호 법규 때문에 많은 양의 데이터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중국의 IT 기업들은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과 같은 미국의 IT 기업과는 달리 더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중국인들은 미국인들과 달리 상품을 구매하거나 식사비용을 지불하거나 영화 표를 예매할 때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데이터 라벨 능력은 미국이 따라올 수 없는 중국의 AI 분야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허난성에서 데이터 라벨 공장을 운영하는 이야커 공동대표는 "우리는 디지털 세계의 건설노동자다"라면서 "우리가 하는 일은 (디지털) 벽돌을 차례로 쌓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데이터 라벨 회사들은 대도시가 아닌 인건비와 공장 임대료가 싼 농촌 지역에서 주로 창업된다.
또 이러한 데이터 라벨 공장 노동자의 대다수는 과거 대도시의 제조업 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농민공 출신이라고 NYT는 전했다. 제조업 공장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임금도 정체되자 농민공들이 대도시 대신 고향 근처에 자리 잡기를 원하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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