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중견가전…확실한 아이템 확보 후 사업 다각화·계절 특수까지

대유위니아 직원이 광주광역시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전자신문DB>
대유위니아 직원이 광주광역시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전자신문DB>

국내 중견가전업체들이 올해 일제히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미세먼지와 폭염 등으로 인한 환경가전 특수에 그동안 준비해 온 제품 다각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중견업체마다 틈새가전 시장에서 제품군을 확보,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중견가전업체들이 지난해보다 한층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렌털업계 1위인 코웨이를 비롯해 SK매직, 대유위니아, 위닉스, 쿠쿠홀딩스 등 주요 기업들 실적이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코웨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99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631억원보다 7.1%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도 3910억원으로 전년 3657억원보다 6.9% 늘었다.

코웨이 실적 증가는 렌털 사업 성장을 기반으로 '시루직수 정수기' '의류청정기' 등 환경가전 신제품 효과가 더해졌다. 여기에 말레이시아를 필두로 해외 사업까지 성장하고 있어 전망도 밝다.

대유위니아는 김치냉장고 명가에서 종합가전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매출 5026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20% 이상 성장하며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3분기까지 매출도 2016년 2374억원, 2017년 3052억원이었지만 올해는 3579억원으로 늘었다. 대유는 주력인 김치냉장고와 에어컨에 이어 올해 초 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6월에는 의류건조기도 내놨다. 올해 초 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모색하고 있다.

쿠쿠와 SK매직은 제품 다각화와 렌털 사업 성장 효과를 누렸다.

전기밥솥 시장 1위인 쿠쿠는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비데, 가습기, 안마의자 등 생활가전 제품군을 확대했다. 쿠쿠홀딩스와 렌털 사업을 담당하는 쿠쿠홈시스 매출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3625억원이다.

SK매직도 강세를 보이던 전기레인지와 직수정수기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의류건조기로 제품군을 적극 확장했다. SK네트웍스가 SK매직 전신인 동양매직을 2016년 11월 인수한 이후 매출이 지속 늘고 있다.

위닉스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위닉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58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2607억원에 육박했다. 최근 수년간 제습기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진출한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며 매출이 성장했다. 9월에는 일렉트로룩스와 협업한 '텀블 건조기'를 내놓으며 의류건조기 시장에도 진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가전업체들이 특화된 한두 가지 품목에 집중하면서 성장에 한계를 보였지만 사업 다각화로 이를 극복했다”면서 “지난해부터 공기청정기·의류건조기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전 시장이 형성됐고, 중견가전 업체들이 시장을 함께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