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산장애에 암호화폐 투자자도 울상...거래소 "외부 장애 피해 보상 어려워"

KT 아현지사 화재로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서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서울 리전 장애에 이어 발생한 연이은 악재에 금융권과 블록체인 업권 피해가 발생했지만, 피해 확인이 어려워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주말에도 실시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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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가 지난 주말 KT 회선이 먹통이 되면서 원하는 시점에 암호화폐를 거래하지 못한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암호화폐가 하락장인 상황에서 매도 적기를 놓쳐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KT 아현지사에서 10시간 넘게 이어진 화재로 인근 유무선 통신망이 이틀 동안 마비됐다. 서대문, 용산, 마포, 중구 일대 유선전화와 인터넷, 이동전화 서비스를 모두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는 관련 사례를 취합하거나 별도 보상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AWS 클라우드 때처럼 외부 장애로 인한 피해는 일일이 파악하고 보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몇몇 거래소에서는 약관 중 '책임면제' 조항에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한 기간통신사업자를 포함한 통신 서비스 업체의 서비스 장애로 인한 경우 △회사가 관리할 수 없는 외주 시스템의 하자 또는 이용자 측 귀책 사유로 인하여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 등은 보상이 어렵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는 “자체 이슈가 아닌 외부 장애로 인한 피해는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당시 거래를 못한 점이 실제 피해로 이어졌는지도 입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거래소 전반 이슈에 대응하는 정부 부처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금융권에서는 피해가 발생할 경우 금융위원회에서 담당하는 것과도 다르다.

실제 KT 회선망 장애가 이어진 25일 금융위는 긴급점검회의에서 금융사 우회 회선 확보와 관계기관 복구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투자자들이 외부 장애에 대해서도 거래소에 책임을 물어왔다”며 “업권 전반 이슈에 대응할 전담부처가 있게끔 제도권 내로 편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