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가 새 클라우드 상품에 자체 개발한 암(ARM) 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가운데 인텔 기반이 아닌 암 기반 프로세서를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AWS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기술 콘퍼런스 'AWS 리인벤트'에서 맞춤 설계한 64비트 암 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새 클라우드 상품 'EC2 A1 컴퓨팅 인스턴스'를 발표했다. AWS는 자체 개발한 암 기반 칩을 '그래비톤 프로세서'라고 이름 지었다. 회사는 2015년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안나푸르나랩스를 인수한 뒤 맞춤형 칩 개발을 지속해왔다. 암 기반 서버 칩을 개발했던 '칼세다' 출신 엔지니어도 다수 영입했다.
AWS는 암 기반 프로세서가 에너지 효율이 높아 더 저렴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터 데산티스 AWS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담당 부사장은 “EC2 A1 컴퓨팅 인스턴스를 사용하면 웹 애플리케이션 등 특정 워크로드 경우 비용을 45% 정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신은 이 같은 AWS 움직임이 향후 서버용 프로세서 생태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S, 구글 등 클라우드 주요 기업은 주로 인텔 기반 프로세서를 활용한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에서 9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클라우드 기업 가운데 암 기반 클라우드 상품을 출시한 것은 AWS가 처음이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암 기반 서버에서 실행되는 윈도 운용체계(OS)를 시연했지만, 아직까지 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에서 암 기반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AWS가 이를 먼저 도입하면서 물꼬를 텄다. AWS는 최근 AMD 에픽 프로세서 기반 상품을 출시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레지스터는 “아마존, MS, 구글, 바이두 등 클라우드 거인이 인텔 제품의 높은 가격과 부품 부족을 피하고 맞춤형 프로세서를 공급 받기 위해 대체 칩 공급 업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