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업종별 특화 모델로 효율화해야

[ET단상]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업종별 특화 모델로 효율화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노동비용 증가, 제조업 고용 부진 등 대내 요인과 미-중 무역 분쟁과 같은 대외 요인이 겹쳐 장기 성장 잠재력을 하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의 물량 공세에 조선, 철강,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산업 부진이 지속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선진국에 제조업 중요성을 일깨워 준 계기였다. 미국, 독일 등 제조업 강국은 금융 위기에도 고용 감소 영향이 적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 안정화를 위해 제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407', 미국의 '첨단제조파트너십', 일본의 '일본재흥전략', 중국의 '중국제조 2025'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현재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전통 제조업에 적용, 재무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구체화된 모습은 스마트공장에서 구현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단순한 공장자동화(FA)를 넘어 ICT785를 제조 기술에 접목, 공장을 지능화하는 것이다.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로보틱스, 3D 프린팅301, 사물인터넷80(IoT80), 인공지능(AI) 등 기반 기술을 응용한 애플리케이션(앱)은 개별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가 생산에 반영되면서도 규모의 경제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유연생산시스템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생산 혁신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에너지 절감, 인간 중심 작업 환경 구현도 실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2014년 이후 스마트공장 확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에서는 생산성 증가, 불량률 감소, 원가 절감, 고용 창출 등 일부 성과도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중소기업은 어떤 시스템을 어떻게 도입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벤치마킹할 대상도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스마트공장 확산추진단의 코디네이터 또한 현장실사·중간점검·최종점검 등 행정 수요 처리에 치중돼 있고, 역량 있는 공급 기업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서 수요 기업, 특히 최고경영자(CEO)가 자기 정체성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도입 효과 및 비용, 비전 및 단계별 구축 전략, 수요 기업에 맞는 기술 조합 등에 대한 전문가의 충실한 컨설팅이 필요하다.

다행히 지난 8월부터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중기 협력 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추진 사업은 3인 1조로 4~8주 정도 중소기업 현장에 상주하면서 지원하고 있어 추진 기업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과 중기중앙회를 창구로 활용함으로써 업종별 공장 특성을 파악해 이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고효율 컨설팅과 스마트공장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업종별 협동조합이 참여하면 업종별 특화 모델, 나아가 모듈도 개발할 수 있다. 이는 서로 다른 솔루션에 특화돼 있는 공급 전문 업체끼리 컨소시엄 형성도 용이하게 한다. 나아가 수요기업군과 공급 전문업체가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플랫폼이 형성돼 개별기업-개별공급업체 간 협력보다 더욱 효율 높게 추진할 수 있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정책 성공이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화에 있다고 인식하고 스마트공장 확산을 위해 '중소기업 4.0(Mittelstand 4.0)' 정책을 펼치고 있다. 23개의 역량센터를 전국에 설치하고 정부 관련 부처, 주요 산업협회, 연구소, 노조 등이 참여하는 범국가 추진체인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구성해 추진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정책 플랫폼은 표준화, 기술 개발 및 적용, 네트워크 보안, 법정 문제 대응, 교육 및 훈련,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6개의 전문가 워킹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도 고효율 정책 추진을 위해 범국가 차원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산·학·연 협의체를 구성해 스마트공장 성공 사례를 지속 확산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총부가 가치 가운데 29.5%를 제조업에 의지하고 있다. 한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공장 확산을 위한 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우리 실정에 맞게 단계별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스마트공장 확산 정책이 혁신 성장의 시발점이 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

김광희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khkim@kosb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