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플래그십 세단 2세대 'K9'을 앞세워 미국 대형차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올해 출시 8개월 만에 국내에서 1만대 판매를 돌파한 신형 K9이 경쟁이 치열한 미국 대형차 시장에서도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2019 K900(국내명 K9)' 미국 공식 가격을 공개하고 현지 판매에 돌입했다. 출고는 이달 말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2세대 K9 현지 가격은 5만9900달러(약 6770만원)부터로 미국에 시판 중인 기아차 제품군 가운데 가장 고가다. 모든 선택사양을 추가하면 차량 가격은 6만5335달러(약 7380만원)에 달한다.
2세대 K9 파워트레인은 내수형 모델에도 탑재한 3.3ℓ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 365마력, 최대토크 51.9㎏·m를 발휘한다. 여기에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과 전자제어서스펜션(ECS)를 적용했다.
기아차는 가격 대비 풍부한 첨단사양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차선이탈보조(LFA)와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서라운드뷰모니티(SVM)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모두 기본으로 채택했다.
실내는 세 가지 색상을 제공하는 나파 가죽 시트와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갖췄다. 선택사양인 VIP 패키지는 4000달러(약 450만원)에 제공한다. 14개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전동식 리어 시트와 럼버 서포트, 12.3인치 풀 LCD 미터 디스플레이 등을 포함한다.
2세대 K9은 올해 4월 국내 출시 이후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제품 전략으로 호평을 받으며, 출시 8개월 만에 1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1세대 K9 1만대 돌파 시점보다 5개월가량 빠른 속도다. 2012년 처음 등장한 1세대 K9은 출시 이후 3개월간 월평균 1500대 수준으로 반짝 실적을 냈지만, 4개월차부터는 판매가 급감했다. 하지만 2세대 K9은 올해 들어 월평균 1300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1세대 K9은 미국 시장에서도 대중차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K9은 미국 진출 이후 2016년 834대, 지난해 455대에 그치며 현지 대형차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지 못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2세대 K9은 1세대 차명만 그대로 유지하고 완전히 새로운 신차로 거듭났다”면서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을 거친 2세대 K9이 미국 내 대형차 판매량을 견인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