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렉서스 수입사 한국토요타자동차가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연간 3만대 판매 돌파를 눈앞에 뒀다. 디젤차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 중인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 전략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한국토요타는 토요타 1만3268대, 렉서스 9870대 등 총 2만313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수치이자 2007년 한국 진출 이후 역대 1~10월 실적 가운데 사상 최대치다. 연말까지 현재 판매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토요타는 처음으로 연간 판매 3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실적 상승은 디젤차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가 주도했다. 올해 판매 실적을 이끈 효자 차종은 하이브리드가 주력인 렉서스 ES와 토요타 캠리, 프리우스다. 1~10월까지 렉서스 ES는 6500여대가 팔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이어 수입 베스트셀링카(단일 차종 기준) 2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캠리는 7500여대, 프리우스는 3200여대가 팔려 나갔다.
한국토요타는 토요타 6종, 렉서스 7종 등 총 13종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보유했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만을 10종 이상 판매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한국토요타가 유일하다.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도 토요타 70%, 렉서스 90% 수준에 달한다.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차가 선호도가 높아지자 한국토요타는 최근 렉서스 ES와 토요타 아발론 신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디젤이나 가솔린 등 내연기관 모델을 국내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하이브리드 단일 모델로만 판매를 시작했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다. 렉서스 'ES 300h'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계약 8000대를 넘어섰고, 아발론 하이브리드도 한 달 반 만에 800대가 계약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배출가스가 적고 연비가 높은 강점을 부각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인 점이 인기 비결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입차 업계 톱3 진입도 유력하다. 지난해 한국토요타는 디젤게이트 여파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됐던 아우디·폭스바겐 빈자리를 채우며 수입차 3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디젤차 퇴출 바람이 가속화된 가운데 하이브리드 제품 전략을 펼치는 한국토요타 상승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렉서스 ES 300h와 아발론 하이브리드가 기대 이상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제품 전략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