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추가적인 모멘텀(계기)'이 될 것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시기를 내년 1~2월로 예상했다. 한미 정상이 남북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북한의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정상과 회담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정상이 김 위원장 답방을 견인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다시 부상했다. 김 위원장의 결심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이 열려 있고 유동적이지만 최종 판단주체는 북한”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의지가 있다는 것도 재확인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G20회의 후 귀환 비행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고 밝혔다. 회담 장소는 세 곳을 검토 중으로 일정 시점에 김 위원장을 미국에 초청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1일 2019~2020년 임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남아공은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한 경험이 있는 만큼 비핵화 과정에 있는 북한에게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며 “북한을 설득하고 비핵화로 이끄는데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과거 핵 개발 프로그램 폐기 경험을 보유한 남아공 측의 역할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한 것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남아공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및 북한제재위 의장국인 네덜란드의 마크 루터 총리와 회담에서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자 북한제재위원회 의장국으로서 네덜란드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끝까지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루터 총리는 긍정적 상황 변화를 이끌어낸 문 대통령의 주도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 노력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는 평화 안에서만 가능한 가운데 G20 정상들 모두 한반도 평화를 변함없이 지지했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울 답방의 성공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성과를 두고는 “이번 회의에서 다자주의 국제질서 원칙을 확인하고 정상선언문이 발표된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며 “우리 경제나 세계 경제의 성장을 지속하려면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 많은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정의로운 나라, 국민의 염원을 꼭 이뤄내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의 각종 비위 연루 의혹이 추가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일 공군 1호기를 타고 아르헨티나 에세이사 국제공항을 출발해 뉴질랜드로 향했다. 2일 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