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반등했던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이 지난달 하락 전환했다. 내년 상반기 계절 비수기 영향으로 패널 재고 축적이 마무리된데다 BOE에 이어 차이나스타(CSOT)가 10.5세대 가동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패널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가동률을 낮춰 생산량을 줄이면 패널 가격을 방어할 수 있지만 한국, 대만, 중국 모두 가동률을 놓고 서로 눈치보기만 하고 있다. 'LCD 치킨게임'이 전초전을 시작하는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 가격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하반월 LCD TV 패널 평균가격 낙폭이 커졌다. 8월 하반월 178.3달러에서 9월 하반월 179.7달러로 가격이 올랐고 10월 동기에 179달러를 기록해 소폭 하락했다.
11월에는 상반월 가격이 177.4달러로 0.89% 하락했고 하반월에는 상반월 대비 1.12% 하락한 175.4달러로 낙폭이 커졌다.
패널 크기별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32인치는 TV 패널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9월에 54달러였으나 10월 53달러로 떨어졌고 11월 하반월에는 48달러까지 하락했다.
55인치 4K 패널은 9월과 10월 152달러를 유지하다가 11월 149달러로 떨어졌다. 65인치 4K 패널 역시 9월과 10월 245달러를 유지했으나 11월 241달러로 하락했다. 75인치 4K 패널 가격은 9월 550달러에서 11월 535달러로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9월 상승한 가격대를 10월에 유지했으나 11월 들어 가격이 소폭 하락하기 시작해 하반월에 접어들면서 낙폭이 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LCD TV 패널 시장에 눈에 띌만한 호재가 없어 가격 반등 요인을 찾기 힘들다고 봤다. 되레 중국 BOE에 이어 차이나스타가 첫 10.5세대 라인을 상반기에 가동할 예정이어서 수급 악재가 늘었다.
중국이 수율을 확보하고 가동을 안정화하기 위해 신설한 8세대와 10.5세대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면서 공급 과잉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물론 한국, 대만이 모두 가동률을 낮춰야 패널 가격을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 움직임은 없다.
현재 90% 수준인 가동률을 소폭만 조정해도 패널 가격이 더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동률을 낮추면 패널 제조사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가동률을 소폭 조정하는 것은 큰 손해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외 패널사가 오래된 저세대 팹 가동을 중단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이행은 미미하다. 팹 가동을 중단·전환하면 패널 생산량이 줄어들어 시장 점유율과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박진한 IHS마킷 이사는 “LG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만 당초 계획대로 올해 저세대 팹 가동을 중단했고 AUO, 이노룩스, BOE, 샤프 등 대부분 패널사가 아직도 저세대 팹을 운용하면서 계획을 미뤘다”며 “기존 계획한 저세대 팹만 조정해도 2019년에는 수급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