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이 교육·연구프로그램 모델을 통째로 아프리카 케냐에 수출한다. KAIST가 설립 47년 만에 외국의 귀감이 되는 글로벌 모델로 거듭나게 됐다.
KAIST는 자체 주관하는 교육·건축설계·감리·연수 컨소시엄이 지난달 30일 케냐 정부와 '케냐 과학기술원(Kenya KAIST) 건립 컨설팅 사업'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KAIST는 건축 설계를 맡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감리 담당 선진엔지니어링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축해서 사업에 참여했다. 지난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AIST는 내년부터 3년 동안 케냐 KAIST의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정보통신기술(ICT) 공학, 화학공학, 토목공학, 농업생명공학 등 6개 학과와 공동 기초과학 프로그램 설계를 맡는다. 또 다양한 경영계획을 비롯한 각종 분야 컨설팅을 수행한다.
케냐 KAIST 컨설팅 사업은 케냐 '콘자 기술혁신도시' 조성 주력 사업이다. 케냐는 2030년 중진국 도약을 목표로 '케냐 비전 2030' 계획을 수립, 케냐 KAIST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우리나라 정부 차관 9500만달러(약 1070억원)로 추진한다. 교육·건축설계·감리·연수 분야에는 945만달러(106억원)를 투입한다.
KAIST는 이번 계약 체결로 학교 역량과 세계 선도대학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모델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전부터 관련 성과를 내왔다.
일본과학기술원, 홍콩과기대, 싱가포르 난양공대 설립 당시 롤모델이었다. 2010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칼리파대에 원자력공학과 교육프로그램, 2015년에는 중국 충칭이공대에 전기및전자공학부·전산학부 교육시스템을 수출했다. 지난 10월에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설립하는 'MBSCSAI'와 로봇공학 학사과정 설치 지원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신성철 총장은 “케냐 KAIST가 첨단 과학기술 선도대학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서 과학기술 정부개발원조(ODA) 사업 모범 성공 사례를 일구겠다”면서 “아프리카에서 우리나라 첨단 지식 산업 경계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