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일반기계 수출이 올해 500억달러를 돌파한다. 13개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 선박, 석유제품에 이은 역대 네 번째 기록이다. 주요 제조국 경기 호조와 건설 경기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에 이은 수출 효자 산업으로 올라섰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일반기계는 지난달 수출 4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 처음으로 9개월 연속 수출 40억달러를 넘겼다. 올해 누적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49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직 12월 수출이 남아 있고, 올해 월평균 40억달러 이상 수출한 점을 감안하면 연간 수출 규모 500억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 기계업계는 지속 성장세를 고려하면 올해 전체 수출액이 540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기계 산업은 미국과 중국 건설·제조업 경기 호조, 유럽연합(EU) 경기 회복, 인도 정부 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성장했다. 기계 산업은 특성상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처럼 변동 폭이 크지 않지만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03년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한 뒤 2006년 세계 10대 수출국에 진입했다. 2007년 첫 무역 흑자를 낸 후 지난해 486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수출 500억달러를 돌파하면 2년 연속 최고 기록을 뛰어넘는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일반기계 수출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시장이 올해 건설경기와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수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인도도 정부 주도 아래 경제발전 정책을 펼치면서 신흥 시장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산업부가 지정한 주력 수출 품목 13개 가운데 수출액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반도체, 선박, 석유제품뿐이다. 자동차 산업도 아직까지 수출 500억달러를 넘지 못했다. 기계 산업은 수출 500억달러 돌파로 올해 반도체에 이은 2위 수출 산업으로 떠올랐다.
기계업계는 2년 연속 수출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한국 기계 산업은 중국 등 후발 국가 추격과 시장을 선점한 유럽,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 끼어 있는 형국이다. 최근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와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산업 고전에 대비, 시장 다각화도 추진해야 한다. 기술 고도화로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한편 낙후된 생산성 개선을 위해 제조 공정별 연결, 데이터 수집·분석, 자동화로 경쟁력을 높이는 '디지털 제조 혁신'이 요구된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기계 산업은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을 유지, 주요 수출 동력으로 떠올랐다”면서 “불확실한 전방산업 상황에 대비해 기술 고도화, 디지털화 등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