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공교육을 혁신하겠습니다. 공교육 특성상 개별 맞춤형 교육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클래스팅 AI'는 학생 개인이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최근 서울 삼성동 클래스팅 본사에서 만난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는 지난달 출시한 머신러닝 기반 학생 개별화 교육 서비스 '클래스팅 AI' 출시 소식을 알렸다.
클래스팅은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교사·학생·학부모 간 효율적 소통과 수업 관리(SNS), 머신러닝 기반 학생 개별화 교육과 방과 후 활동 플랫폼 등을 지원하는 교육용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 대표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 창업가다. 클래스팅은 누적 13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클래스팅 서비스는 한 명의 선생님이 한 학급에 모든 학생 학습을 개별로 지원하는 게 어렵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조 대표는 “AI 교사를 서비스하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게 빅데이터였다”면서 “머신러닝을 하려면 엔진이 학습을 시켜야 하고 딥러닝이 돌아가면서 학습 결과값이 좋아지는데 교육에는 가용 빅데이터를 쌓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 일반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데이터를 확보했지만 사용 가능한 데이터는 없었다. 교육용 네트워크 서비스를 소셜미디어에 접목하는 방법을 찾았다. 전국 학생과 학부모·교사 등 450만명이 사용하는 교육용 네트워크 서비스 '클래스팅'이 탄생한 배경이다. 소통 공간을 열어주고 관심사, 트렌드 등 교육 관련 가용데이터를 모았다.
조 대표는 “AI를 학습 부분에 포커싱을 맞추면 공부시간을 줄이고 필요한 학습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클래스팅 AI 탄생 배경을 소개했다. 클래스팅은 직접 모든 과목의 학습 문제를 개발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판단했다. 자체 개발한 저장도구가 있는 플랫폼서비스를 기반으로 기존 교육회사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교육 SNS 클래스팅이 있었기에 제휴는 상대적으로 쉬웠다. 교육회사가 갖고 있는 문제를 제공받고 고객 활용도에 비례하는 로열티를 지급하는 등의 제휴형태다. EBS, 비상, 교학사 등 22개 교육회사와 제휴를 통해 4만 학습 콘텐츠와 8만 문항을 확보했다.
클래스팅 AI 교사 '샘(SAM)'이 문항반응이론(IRT)이 적용된 8만여 문항을 활용해 학생별 학습 수준을 실시간으로 진단한다. 문항이 미리 정해진 일반 테스트와 달리 학생 답변에 따라 다음 문항이 결정되는 반응형 테스트를 지원한다. 컴퓨터적응테스트(CAT) 방식으로 맞힐 확률이 높은 문항은 제외하고 학생 현재 수준에 가장 근접한 문항을 제시해 공부시간을 단축시킨다.
지난달까지 무료 서비스를 배포했고 이달부터 학교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달 중순에는 학부모와 학생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B2C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학생과 학부모·교사를 연결했고 교사 간 연결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아직 연결하지 못한 것들을 연결해 앞으로 더 큰 교육 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클래스팅 서비스가 해외에 없는 모델인 만큼 대만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지로 해외진출을 가속화한다. 미국 UCLA, 워싱턴주립대학교와 제휴를 통해 미국사업 기반도 만들었다.
클래스팅 최종 목표는 정형화된 주입식 공교육을 혁신하는 것이다. 조 대표는 “현재 대입은 수능만큼 공정하고 정형화된 제도가 없다는 점에서 유지되고 있다”면서 “클래스팅이 쌓아갈 빅데이터와 방과후 교육 등 다양한 모델로 새로운 교육평가와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