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바일 칩 업체인 퀄컴이 5세대(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퀄컴은 4일(현지시간) 미국 마우이 그랜드와일레아 호텔에서 행사를 갖고 5G 모바일 칩셋 '스냅드래곤 855'를 발표했다.
스냅드래곤 855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G 모바일 프로세서다. 5G 모뎀과 함께 이 칩을 적용하면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5G 통신은 데이터 전송 속도가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양은 100배 크다. 그러면서 지연 속도는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일례로 5G를 이용하면 2GB 크기 영화 한 편을 1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UHD 초고화질 영상도 실시간 감상이 가능하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도 보다 실감나게 제공할 수 있게 되는데, 5G 모바일 프로세서 상용화는 스마트폰에서도 이제 새로운 5G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5G는 밀리미터파로 불리는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하기 때문에 모빌리티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하고, 특히 단말기가 너무 커질 것이라고 했지만 퀄컴은 해결책을 제시하며 5G 기술을 발전시켰다”며 “스냅드래곤 855가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냅드래곤 855는 5G 통신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4세대 인공지능(AI) 엔진을 탑재해 기존 제품(스냅드래곤 845)보다 AI 성능을 3배 향상시켰다.
또 세계 최초로 '컴퓨터 비전 이미지신호처리프로세서(ISP)'를 적용, 자동초점이나 다이내믹레인지, 파노라마 처리 등을 가속화했다고 퀄컴은 설명했다.
아울러 스냅드래곤 855는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지원하도록 개발됐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화면 위에 손가락을 대는 것만으로 지문의 모양을 판별하는 기술이다.
스냅드래곤 855는 삼성전자 5G 스마트폰에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퀄컴 행사에 참석해 5G 스마트폰 시제품을 전시했다.
삼성전자 5G 스마트폰은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을 시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삼성전자 외에도 LG전자, 오포, 비보, 모토로라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5G 스마트폰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5G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오늘은 퀄컴과 각국의 IT업계 리더들이 R&D부터 표준화 및 시험 서비스 등 5G 스마트폰 출시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날”이라며 “5G는 앞으로 10년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마우이(미국)=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