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고 실적에도 양사 모두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4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내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전자는 전사 영업이익 70%를 상회하는 반도체 사업에서 실적 하락 우려가 크다.
5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8조861억원이다. 하지만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니다.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사업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더 문제는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고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반도체 사업은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때문에 반도체 사업 부진은 삼성전자 실적 부진으로 직결된다.
증권가에서도 당초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16조원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15조원 안팎으로 추정치를 낮췄다. 또 내년까지 이어지는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다시 60조원 아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60조원 대비 12% 낮은 53조원으로 예상된다”면서 “반도체 부문이 전사 이익을 둔화시키는 반면에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이익이 증가하고 세트 부문에서는 이익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2조6276억원을 기록하며 첫 연간 영업이익 3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4분기에도 5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가전과 TV 사업에서 선전한 결과다. 새해에도 올해보다 실적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성장 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MC 사업본부가 올해 6000억원 내외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MC 사업본부 부진은 전사 실적이 상승하는데도 부담이 됐다. 내년에도 적자폭은 줄이겠지만,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LG전자 실적에는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 실적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ZKW 인수 완료에 따라 연결실적이 합산되는 것도 전체 성적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삼성전자-LG전자 실적 전망(단위:억원)
자료:에프앤가이드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