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연구원(KETI)은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실장용 고상접합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대신 실리콘카바이드를 웨이퍼 소재로 활용한 칩을 뜻한다. 실리콘 반도체 소자 대비 고온동작에 안정적이고, 높은 열전도도와 낮은 저항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특성에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를 활용하면 고온에서 동작하는 전력 반도체를 만들거나 모듈을 구성할 때 방열구조를 간소화하고 모듈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KETI가 개발한 기술은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를 실장하는데 적합하다.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는 300℃ 이상 고온에서도 동작한다.
그러나 이 같은 온도에서는 반도체 실장에 사용된 소재들이 녹아 액체로 변할 수 있다.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게 된다는 얘기다.
KETI 오철민, 홍원식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녹는점이 960℃에 달하는 은(Ag)을 소재로 사용했다.
또 일반적인 고상접합(소결 등)에 적용되는 가압력을 가하지 않으면서, 반도체 소자와 모듈에 열에 따른 변형을 줄일 수 있는 저온으로 공정이 진행된다고 KETI는 설명했다.
아울러 반도체의 전기·열 저항을 높일 수 있는 보이드(빈 공간)와 같은 실장소재 내부결함이 없어 신뢰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KETI는 이 기술이 전기자동차나 에너지 설비 등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오철민 KETI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실리콘카바이트 반도체 성능을 최대한으로 유지, 전달한다”며 “엄격한 내구성이 요구되는 전기자동차, 로봇, 스마트공장 분야 전력변환모듈에 적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KETI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제엠제코, 한국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2018년 국가 R&D 100대 우수 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