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동시에 '전기'와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는 김건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세계 처음으로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나트륨 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산화탄소를 용해해 만든 전지 시스템의 일종으로 작동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동시에 전기와 수소를 생산한다.
이산화탄소 활용과 저장기술(CCUS)은 화학적으로 안정된 이산화탄소 분자를 어떻게 다른 물질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김 교수팀은 '이산화탄소 용해' 아이디어를 시스템에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전기화학적 반응을 유도했다.
물에 이산화탄소를 용해하면 수소 양성자가 많아져 산성으로 변하고, 이로 인해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진다.
'하이브리드 나트륨 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은 연료전지처럼 음극(나트륨 금속)과 분리막(나시콘), 양극(촉매)로 구성됐다. 다른 전지와 달리 촉매가 물속에 담겨 있고 음극과 도선으로 연결된 상태다.
반응 원리는 크게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물에 이산화탄소를 용해한다. 수소 이온 즉 양성자와 탄산수소 이온이 만들어진다. 양성자가 많아져 산성으로 변한 물은 나트륨 금속에 있던 전자들을 도선을 통해 끌어당기면서 전자의 흐름, 즉 전기를 만든다. 이어 수소 이온은 전자를 만나 수소 기체로 변한다. 마지막으로 음극에서 전자를 잃은 나트륨 이온은 분리막을 통과해 탄산수소염과 반응하고 탄산수소나트륨으로 바뀐다.
이 때 이산화탄소의 전환 효율은 50%로 높게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과 수소의 발생 효율을 정량 분석한 결과, 이 시스템이 이산화탄소를 지속적으로 소모하면서 수소와 전기를 생산한다는 걸 입증했다. 전극의 손상 없이 1000시간 이상 작동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김건태 교수는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활용하는 방법은 현실적이고 유용한 CCUS 기술”이라면서 “전해질과 분리막, 시스템 설계, 전극 촉매 등 다른 분야의 기술을 개선하면 더 효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면서 수소와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