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에 터치 일체 플렉시블 OLED 공급…독자 기술 '와이옥타' 성과

터치+디스플레이 통합 '와이옥타' 더 가볍고 얇게 제작...원가 절감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에 터치 일체형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한다. 일명 '와이옥타(Y-OCTA)'로 불리는 삼성 스타일 OLED다. 애플이 아이폰에 터치 일체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건 처음이다. 터치 일체형 OLED를 적용하면 더 얇고 가벼운 아이폰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까다로운 기준을 뚫고 마침내 와이옥타 패널 공급을 성사시킨 것도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신형 아이폰에 터치 일체형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적용하기로 하고 삼성디스플레이에 개발과 제조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협력 업체와 터치 일체형 OLED 디스플레이를 구성할 관련 부품과 소재 개발에 뛰어들었다.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된 만큼 이변이 없는 한 터치 일체 OLED가 아이폰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 착수 시점을 고려하면 2019년 아이폰 적용이 예상된다. 다만 터치 일체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만 제조하고 있다. 공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아이폰 시리즈 가운데 1개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OLED가 적용된 아이폰XS 맥스와 아이폰XS.
OLED가 적용된 아이폰XS 맥스와 아이폰XS.

애플이 터치 일체형 디스플레이를 아이폰에 적용하는 건 극히 이례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멀티터치'를 스마트폰에 세계 최초 구현했을 정도로 터치 입력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터치 일체형 제품을 개발해도 필름 타입의 터치스크린패널(TSP)을 별도로 추가하는 방식을 고수해 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을 움직이게 만든 건 기술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 터치 일체형 OLED 기술 '와이옥타' 핵심은 터치 기능을 디스플레이에 통합한 것이다. 터치 기능을 패널 제작 과정에서 구현한다. 별도 TSP가 필요 없어 디스플레이를 더욱 가볍고 얇게 만들 수 있다. 원가도 절감된다. 삼성은 여기에 터치를 중요시하는 애플을 고려, 터치센서 패턴도 새롭게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최고 경영진은 애플 공급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 삼성디스플레이 고위 관계자가 올해 3월께 애플을 직접 방문, 터치 일체형 OLED 패널 공급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후 긍정 답변과 함께 계약이 추진됐고, 10월부터 애플과 정식 개발이 시작됐다”고 귀띔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텐)부터 올해 나온 아이폰XS, 아이폰XS맥스까지 OLED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이달부터 아이폰XS맥스용 OLED 생산에 가세하지만 삼성은 터치 일체형 OLED로 차기 모델 납품까지 예약한 셈이어서 애플 OLED 공급 주도권을 당분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용 OLED 제조사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이 97.6%에 이른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