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책상이나 거울과 같은 생활공간 사물을 터치 입력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스마트폰을 각 사물에 가까이 두는 것만으로 터치 위치를 정확하게 잡아내, 생활공간 전반을 터치 인터페이스화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신인식 전산학부 교수와 김효수 연구교수팀이 주변 사물을 활용한 스마트폰 기반 터치 사운드 위치파악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술은 손톱이나 연필로 사물을 터치할 때 발생하는 소리를 이용한다. 사물 표면을 통해 전달되는 소리를 스마트폰 음향 센서로 잡아내 정확한 터치 장소를 파악한다.
기술의 핵심은 높은 위치파악 정확도다. 연구팀은 고체 표면에서 소리가 전달될 때 주파수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 '분산 현상'을 활용했다. 주파수별 소리 도달시간 차이와 소리 전달 거리 관계를 파악, 터치 장소가 정확히 어느 곳인지 계산해 낸다.
이 결과로 17인치 크기 안에서는 0.4㎝ 이내 측정 오차를 기록했다. 나무 책상이나 유리 거울, 아크릴 보드 등 다양한 사물을 활용할 수 있다.
준비과정도 간단하다. 터치에 앞서 사전에 사물의 소리 정보와 위치 정보를 맞추는 간단한 조정만 거치면 바로 입력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조정에는 10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연구팀은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둔 사용자 경험과 정확성 평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모바일·센싱 분야 최고 권위학회 'ACM SenSys'에서도 관련 논문을 소개해 '베스트 페이퍼 러너업 어워드'를 받았다.
신 교수는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울, 책상, 벽 등의 표면을 마치 터치스크린처럼 사용할 수 있다면 재미있고 유용한 앱들이 많이 활성화될 것이다”라며 “이 기술은 마이크로폰 3~4개 설치만으로도 터치 입력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터치 인터페이스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