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히타치, 스위스 ABB 전력 사업 인수 최종 합의 "최대 8조원 규모 M&A"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스위스 산업 자동화 기업 ABB의 송배전 등 전력시스템 사업을 인수키로 최종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인수 총액은 6000억~8000억엔(약 6조~8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는 히타치의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히타치는 인수를 계기로 해외 재생에너지 보급과 신흥국 전력망 정비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ABB가 해당 사업을 분사하고 히타치가 출자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1~2년에 걸쳐 출자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완전 자회사화하는 수순을 밟는다. 단계적 인수를 통해 사업환경이 갑자기 바뀌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히타치는 인수를 통해 기업 전체 규모면에서 중전기 분야 2위인 독일 지멘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ABB는 산업용 전기 세계 최대 업체로 전력부문 제어시스템을 포함한 송배전설비 제조·운영사업을 한다. 작년 이 부문 매출은 약 103억달러(약 11조7000억원)로 8%대 영업이익률을 확보하고 있다. 설비납품에 그치지 않고 송배전 시스템 전체 운영사업도 전개, 매출액 40% 이상을 이 부문에서 올리고 있다.

히타치의 올해 3월 결산 전력·에너지 사업 매출액은 4509억엔(약 4조509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6%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발전설비 외에 송배전, 변전설비, 재생에너지 등 여러 사업을 하고 있지만 국내 사업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원자력발전 등 주력인 국내 전력사업 부진으로 해외사장 개척이 과제로 꼽혀왔다. 히타치는 2022년 3월말 결산에서 연결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10%로 향후 3년간 2포인트 더 높인다는 목표다.

전력 시스템 사업은 전력회사 등이 발주하는 변전소 건설과 전선 부설 등의 사업을 말한다. 설비운영을 맡거나 정전을 방지하기 위한 전력망 전체의 수요와 공급 조절 사업도 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