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편의점이 계산대에 종업원을 두지 않고, 얼굴인증 시스템을 통해 지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고 NHK가 17일 보도했다.
세븐일레븐 재팬은 일본 기업인 NEC와 공동으로 이러한 '무인 계산대 시스템'을 개발, 최근 도쿄(東京) 미나토(港)구 소재 NEC 입주 건물의 점포에서 실험을 시작했다.
우선 점포 입구에는 얼굴인증 기능이 있는 카메라가 배치됐다. 사전에 얼굴을 등록한 사람이 점포에 접근하면 점포 출입문이 열린다. 따라서 해당 점포를 이용하려면 미리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일반 점포에는 계산대가 있지만, 이 점포에는 카메라가 달린 전용 단말기가 놓였다. 이용객이 점포에서 구입한 상품의 바코드를 관련 기기를 이용해 직접 찍은 뒤 카메라가 달린 단말기 앞에 얼굴을 비추면 지불이 끝난다.
이번 실험은 NEC 사원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비용은 이 기업 직원 급여에서 자동 공제된다.
무인 점포는 계산대에 종업원이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일반 점포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의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세븐일레븐은 오피스 건물이나 공장 등에서 운영되는 소형 점포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 재팬의 후루야 가즈키 대표는 “종업원의 부담을 줄이면서 어떻게 해야 이용객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점포를 이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해 다른 점포에서도 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하는 일본의 일손 부족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종업원 등의 유효 구인 배율은 지난 10월 기준 2.58배에 달했다.
유효구인배율은 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구인난이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종업원의 시급도 올라 취업정보회사 '리쿠르트 잡스'에 따르면 수도권, 간사이, 도카이 등 3대 도시권의 편의점 직원의 평균 시급은 지난달 978엔(약 9756원)으로 3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다른 편의점업체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로손은 지난 4월부터 일부 점포에서 이용객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 상품 바코드를 읽게 하면 사전에 등록된 신용카드 등으로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로손은 도쿄, 오사카 등지 100개 점포로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NHK는 덧붙였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