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와 T모바일간 합병이 9부 능선을 넘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을 승인했다.
CFIUS는 외국 투자금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지 확인·검토하는 기관이다. 안보에 위협이라고 판단하면 미 대통령에 거래 금지를 권고할 수 있다. CFIUS는 스프린트와 T모바일이 외국 기업 소유이기 때문에 합병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T모바일 최대주주는 도이치텔레콤, 스프린트는 소프트뱅크가 소유하고 있다. CFIUS는 4월부터 합병 검토를 시작했다.
도이치텔레콤과 소프트뱅크는 CFIUS 심사 중 '화웨이 안보 문제'에 부딪쳤다. 미국 규제 당국은 양사 모두 화웨이 제품을 쓰고 있어 합병 기업에도 화웨이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며 엄격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로저스 전 미 하원 정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은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 기업에 화웨이의 영향이 미치는 것을 반대한다”며 “미국의 통신사업자에 영향이 미치는 일인 만큼 아주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사는 CFIUS 심사 발표를 앞두고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의 화웨이 불매운동에 부담감을 느낀 도이치텔레콤과 소프트뱅크가 화웨이와 선긋기를 시도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CFIUS가 특히 무선 네트워크 관련 기업 합병에 주의를 기울여 심사한다”고 분석했다. WSJ은 “양사 합병 검토는 미 정부가 동맹국을 대상으로 화웨이 제품 불매를 촉구하는 과정 중 이뤄졌다”며 “미 정부의 화웨이 불매 운동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이 성사되려면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DOJ)의 승인만이 남았다. 양사는 내년 초 합병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이 합병하면 미국 고객이 약 1억명인 미국 2위 통신사가 탄생한다. 양사 합병 시도는 2013년부터 시작됐다. 합병 법인의 지분 42%는 T모바일 대주주인 도이체 텔레콤이 갖고, 27%는 소프트뱅크가 갖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