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을 겪은 인텔이 세계 각지 주요 공장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텔은 내년부터 미국 오리건·아일랜드·이스라엘 등지 생산시설 확장을 시작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앤 켈러허 인텔 부사장은 이날 공식 웹사이트에 “오리건, 아일랜드, 이스라엘에 있는 생산시설을 확장하기 위한 초기 계획 단계”라면서 “건설은 내년부터 수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이번 증설로 늘어나는 생산능력 규모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 성장에 맞춰 공급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켈러허 부사장은 “팹을 추가 확보하게 되면 시장 성장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면서 “대략적으로 공급을 60%까지 늘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으로 사업 전반에 걸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생산능력 확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올해 하반기부터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인텔은 자사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예기치 않게 PC와 노트북 판매가 강세를 보인 점도 물량 부족 원인으로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인텔이 늘어난 수요 덕분에 올해 매출 712억달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전년보다 13.4% 증가한 수치로, 당초 회사 전망보다 훨씬 늘었다.
켈러허 부사장은 “인텔은 단지 PC CPU가 아니라 자동차 안전, 스마트폰 무선 연결, 클라우드를 통한 지능 등 다양한 시장 요구를 충족해왔다”면서 “사상 최대 시장 기회를 맞아 글로벌 제조 네트워크가 유연하고, 수요 변화에 대응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자체 생산 능력 확대뿐 아니라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용도 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급격한 수요 증가 등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켈러허 부사장은 “인텔은 지난 20년간 특정 기술에 대해 선택적으로 파운드리를 사용해왔으며, 이런 전략을 지속하는 것은 사업에 적합하다”면서 “광범위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더 많은 제품을 개발함에 따라 차별화된 자체 제조 역량과 선택적인 파운드리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