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가 '박항서 효과'를 누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컵대회에서 우승 후 세계 8위 모바일 게임시장인 베트남에서 한국 게임 주목도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미르의전설' '뮤' '메이플스토리' 등 한국 게임이 꾸준히 사랑받은 지역이지만 이번 순위 변동은 심상치 않다.
컴투스 서머너즈워는 컵대회 우승 전인 14일 애플 앱스토어 매출 96위에서 19일 14위로 수직상승했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영원한사랑'도 51위에서 26위로 매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인기 IP 뮤는 매출 톱10 '뮤 오리진'을 비롯 매출 상위 100위권 안에 '뮤 어웨이크닝' '뮤 오브 히어로즈'를 위치시켰다. 펍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무료 1위, 매출 13위를 기록 중이다. 이외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54위), 넥슨 '피파온라인M'(69위). KOG '그랜드체이서'(76위),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80위)가 이름을 올렸다. 모두 소폭 매출 순위가 올랐다.
베트남 게임시장 진출은 계속된다. 대형 퍼블리셔는 동남아시아 권역 잠재력을 보고 출시를 이어간다. 온페이스게임즈, 해머엔터테인먼트는 베트남 업체와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고 아바게임즈는 게임포털을 설립해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중국 대안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평균 25%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기준 7억달러 수준 매출 규모로 도약했다. 모바일 게임 규모는 4억달러 정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베트남 모바일게임 이용자는 3270만명에 이른다. 전체 게임이용자 중 32.7%를 차지하며 이 중 17%가 게임에 비용을 지출한다. 태블릿 게임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총 이용자는 4290만명에 달한다. 게임에 친숙한 10대부터 35세까지 비율이 80%를 넘는다. 이들이 지출하는 1인당 월평균 게임콘텐츠 결제액은 평균 월급 8% 수준인 약 20달러에 달한다.
국민 55% 이상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으며 도시지역은 LTE시스템으로 접속돼 고패킷 게임도 문제없이 구동시킬 수 있다.
e스포츠 인기도 높다.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는 2012년부터 현지 e스포츠 대회를 운영 중이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인기에 힘입어 독립지역 리그로 승격했다. 국영방송 VTC, VTV는 e스포츠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시장 전망은 좋지만 진입하기 쉬운 시장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베트남은 중국처럼 G1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베트남 법률규정에 따라 설립된 기업이어야 하며 게임 및 결제 서버가 베트남 현지에 위치해야 한다는 조건도 존재한다.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진출하거나 베트남 자본이 51% 들어간 합작회사를 설립해야한다.
국내와 다른 현지 결제수단 체계도 진출 장애물이다. 신용카드 소지율이 낮아 선불카드나 이동통신사 결제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베트남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돌아온 게임사 관계자는 “G1라이센스 발급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라 퍼블리셔 선정을 잘 해야한다”며 “신용카드 대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앱마켓 정책위반에 해당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