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자율주행차 도로 시험을 재개한다. 대상 지역은 미국 피츠버그 일대 공용도로다.
펜실베이니아주 교통국은 17일(현지시간) 우버가 요청한 허가증을 발급했다. 시험 허용 기간은 1년이다. 교통국은 다만 안전망 구축을 요구했다. 차량 속도가 시속 40㎞를 넘길 경우 보조 운전사 2명을 태워야 한다. 40㎞ 이하인 때만 운전자 한 명이 탑승할 수 있다.
올해 초 우버는 애리조나주에서 자율주행차 운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3월 18일 우버 차량에 행인이 받혀 숨지면서 도로 주행 시험이 전면 중단됐다. 펜실베이니아주 정부 역시 운행을 금지해 왔다.
펜실베이니아주 교통국 대변인은 “우버는 피츠버그가 속해 있는 앨러게니 카운티 전역에서 도로 주행 시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제 도로 주행이 시작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세라 아부드 우버 자동차 대변인은 허가 사실에 대해서만 인정했다. 자세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사망 사고 이후 주춤하던 우버가 자율주행차 경쟁에 다시 나서면서 구글 맞대결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 보면 구글이 한 발 앞선다. 구글 웨이모는 지난 5일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원' 서비스에 나섰다. 운행 지역은 묘하게도 애리조나주 피닉스다. 우버 자율주행차가 사망 사고를 낸 곳이다. 우버 입장에서는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웨이모는 2009년부터 캘리포니아·애리조나·워싱턴·미시간·조지아주 25개 도시에서 시범 서비스를 펼쳤다. 도로 주행 누적 거리가 1000만마일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비 10억달러가 투입됐다.
우버는 웨이모에 이어 두 번째로 주행 거리가 많다. 300만마일에 이른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웨이모 뒤를 쫓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리서치가 매긴 자율주행차 기술 순위에서도 웨이모는 우버, GM과 같은 경쟁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웨이모 자율주행 택시는 4단계 기술로 평가된다. 운전자 제어 없이도 운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우버는 4단계 시험 도중에 사망 사고를 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은 1~5단계로 나뉜다. 4단계에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해야 한다. 5단계는 운전자가 없는 '완전 무인차'다. 웨이모는 5단계 완전 자율주행차를 몇 년 안에 선보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