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현존하는 기술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기장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황찬용·문경웅 스핀융합연구팀 박사팀이 물질의 자화 상태 경계면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각도에서 자기장을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신개념 저장기술인 '자구벽 메모리' 효율 측정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구벽 메모리는 특정 자화상태가 모인 자기구역인 '자구' 위치를 이동시켜 정보를 저장한다. 자성물질에 전류를 흘려 발생한 힘으로 자구를 이동시키는데, 이 힘의 크기로 메모리 효율이 좌우된다.
문제는 이 측정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얇고 긴 1차원 자성 박막에 전류를 흘려 자구 이동 속력을 비교하는 방법을 써 연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연구팀은 자화상태 경계선이 가지는 각도를 측정해 더욱 쉽게 이 힘을 측정할 수 있게 했다. 물질에 외부 자기장을 가할 때 자구 경계가 각도 변화를 보이는 것에 착안, 힘의 크기를 가늠했다. 이 경우 단순한 구조 이미지 한 장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폭이 밀리미터인 면 구조 박막을 측정 도구로 활용했다.
문경웅 박사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저장기술로 주목받는 자구별 메모리를 비롯해 다양한 소자의 효율을 파악하는 핵심 측정기술로 부상할 것”이라며 “기존과 방식 자체가 달라 수많은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