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전구체·양극재 HS코드 변경된다...수출 경쟁력 강화 기대

배터리용 양극재. (사진=LG화학)
배터리용 양극재. (사진=LG화학)

리튬이온 배터리 전구체와 양극활물질 품목분류(HS) 코드가 변경된다. 유럽연합(EU) 수출 관세를 절감해 국내 배터리 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 13일 품목분류위원회를 열고 2853.90으로 동일하던 NCM(니켈·코발트·망간산화물) 양극재와 NCM 전구체의 HS코드를 각각 2841.90과 2825.90으로 변경했다. 조만간 공고를 거치면 효력이 발생한다. <본지 11월 15일자 3면 참조>

세계관세기구(WCO)가 정한 상품 분류체계 코드인 HS코드가 배터리 업계에서 이슈로 떠오른 이유는 EU 수출 관세 때문이다.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등 양극재 업체는 주로 중국에서 원소재를 전구체 형태로 들여와 리튬을 추가해 양극활물질로 가공한다. 최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제조사가 폴란드·헝가리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구축, 국내에서 재가공된 양극활물질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아지면서 관세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과 EU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로 한국에서 생산한 대상 품목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원자재를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한 완제품이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려면 HS코드가 변경돼야 한다. 문제는 기존 품목 분류 체계상 NCM 전구체와 양극활물질 HS코드가 2853.90으로 동일해 원산지 증명이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올해 초부터 한국전지산업협회와 함께 꾸준히 양극활물질 품목분류 변경을 관계 부처에 건의해왔다. 당초 관세청은 품목의 조성이나 물질변화 등 특별한 변경사유가 없으면 품목분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협회는 수차례 분과위원회를 열어 관련 업계와 학계 연구원들과 재분류를 위해 기존 품목분류 판정 논리와는 다른 새로운 논리 개발했다. 결국 관세청이 지난달 기술협의회에서 NCM 활물질과 전구체 품목분류를 재검토하기로 하고 품목분류위원회 상정을 확정하면서 재분류가 이뤄지게 됐다.

HS코드 변경으로 국내 양극재 업체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 유럽 공장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양극재 업체 관세 부담이 낮출 수 있게 되면 결국 소재 단가를 인하할 수 있다. 배터리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럽 공장이 국내 배터리 업계 주력 생산 기지로 떠오르면서 2020년이 되면 관세 부담이 연간 5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관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가 계속되면 국내 소재 중소기업 해외 진출로 국내 일자리 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HS코드 변경으로 국내 중소기업 가격경쟁력 제고를 통한 수출 증대와 일자리 확보 등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