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발생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 원인이 '로터마스트' 부품 결함으로 밝혀지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또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관리도 약속했다.
KAI(대표 김조원)는 21일 '마린온 사고조사 결과 발표 관련 입장자료'를 통해 “이번 사고조사위원회의 최종 발표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철저한 품질관리로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드린다”면서 “마린온 사고로 순직하신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 장병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함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마린온(2호기)은 지난 7월 17일 포항공항에서 정비를 마치고 정비상태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비행 중 추락해 헬기에 탑승했던 해병대 장병 5명이 순직했다. 사고 직후 해병대는 육·해·공군 항공사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편성해 사고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지난 8월 2일에는 유가족의 추천을 받아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5개월간 조사했다.
이날 마린온 추락사고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제조 공정상 문제로 로터마스트에 균열이 발생해 사고 헬기는 이륙하자마자 메인로터(주 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했다고 밝혔다. 로터마스트는 엔진에서 동력을 받아 헬기 프로펠러를 돌게 하는 중심축이다.
KAI는 항공기 제작업체인 프랑스 에어버스헬리콥터(AH)로부터 로터마스트를 수입했다. 로터마스트에 대한 1차 공정을 담당하는 오베르&듀발사의 공정과정에서 4개 부품을 동시에 열처리하면서 공랭식이 아닌 수랭식으로 잘못 적용해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듀발사는 이 같은 공정상의 오류를 인지했고, 회의를 열어 추가 열처리를 한 뒤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제품을 AH사에 보냈다.
로터마스트 완제품 제작사인 AH사는 로터마스트 내·외부의 균열을 탐지하는 '자분탐상검사' 공정을 거쳤으나 4개 로터마스트 중 3개는 균열을 탐지하지 못하고 납품이 이뤄졌다. 조사위는 제작 공정상의 오류로 불량 로터마스트의 강도가 약해져 비행운영 중 피로균열이 생성되고 이로 인해 로터마스트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KAI 측은 “사고 이후 협력업체와 함께 항공기 품질 향상을 위해 무결점 품질 운동을 선포하고, 비행안전 품목에 대한 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 항공기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KAI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우리 군과 국민이 신뢰 할 수 있는 항공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