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보안 인력들이 베트남을 찾았다. 이들은 불시에 협력사 공장들을 찾아 예정에 없던 점검에 나섰다. 알고 보니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가칭)' 시제품 사진이 최근 인터넷에 유출된 사고가 난 게 이유였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에 공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폰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해당 폰은 겉보기에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는 개발 샘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관을 띠었다.
그러나 폰 하단에 '비욘드(Beyond)'라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 '비욘드'는 갤럭시S10 시리즈의 개발 코드명이다. 사진에 찍힌 폰이 갤럭시S10 시제품이고, 제조 현장에서 직접 찍힌 사진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삼성은 이에 보안 감사를 실시했다. 삼성전자 본사에서 직접 나서 사진이 찍힌 곳으로 추정된 제조사 공장은 물론 다른 협력사까지 점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문제의 사진은 베트남 모 공장에서 촬영됐다. 베트남은 삼성전자 최대 스마트폰 생산 기지가 있는 곳이다. 삼성 스마트폰 공장뿐 아니라 다수의 협력사가 현지에 진출해 있다. 유출된 사진은 협력사에서 일하는 한 작업자가 현장에서 찍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본사에서 직접 보안 점검을 실시한 건 이번 사진 유출이 민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종 완제품이 아닌 시제품이지만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 현장에서 정보가 유출되는 보안 위반사항이 발생해서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정보 보호를 위해 엄격 관리한다. 촬영은 물론 휴대폰 반입도 일체 차단한다. 철저한 보안을 요구하는 와중에 삼성이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신제품이, 특히 단순 루머 수준이 아닌 샘플이 노출된 만큼 긴급 점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은 일반 소비자 관심이 매우 높아 출시 전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잦다. 주목을 많이 받다보니 내부 관계자를 통한 유출도 생긴다. 광고 시안은 물론 전면 유리나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이 공개되는 경우도 있다. 국내외에는 유출되는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트들도 운영되고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