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개정해 스마트폰 품질보증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기로 확정했다. 다만 배터리는 특수성을 고려해 예외로 인정한다. <11월 20일자 1면 참조>
스마트폰 소비자 권익이 증진될 전망이다. 다만 스마트폰 업체는 비용 부담 증가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글로벌 시장 경쟁력 저하를 우려했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스마트폰 품질보증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되 배터리는 예외로 하는 내용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조만간 행정예고 한다.
앞서 공정위는 유럽연합(EU) 등 해외 주요국 스마트폰 품질보증기간이 2년인 점, 스마트폰 약정기간이 통상 2년 이상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소비자 요구 등을 고려해 연장을 검토했다.
지난 12일 공정위는 한국소비자원, 스마트폰 업계 등과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 최근 이런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LG전자가 참여했지만 애플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배터리 외 액정 등 다른 부품에 대해서도 품질보증기간 연장 예외를 건의해왔다. 부품마다 내구성이 다른 점을 고려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배터리만 특수성을 인정, 나머지 부품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품질보증기간을 2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배터리는 종전대로 품질보증기간이 1년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정부 방침을 따를 계획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소비자 권익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한 스마트폰 이용자는 “스마트폰 약정기간이 대부분 2년 이상인데 품질보증은 1년 밖에 해주지 않았던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제라도 개선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스마트폰 업계는 수리·교체 비용 부담 확대에 따른 판매가 인상을 우려했다. 스마트폰 수출 시 해당 국가에서 “한국과 동등하게 품질보증기간을 2년으로 해달라”고 요구할 경우 공급가격이 인상돼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 2015년에도 스마트폰 품질보증기간 연장을 검토했지만 이런 이유 등을 근거로 연장을 추진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대신 자체 보증기준을 적용하는 외국계 기업과 국내기업간 역차별 문제도 지적됐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보증기간이 연장되면 비용 부담이 커지고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국내 진출한 외국계 기업과 역차별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