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도시바메모리(TMC) 지분을 당분간 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26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구루마타니 노부아키 도시바 CEO는 최근 보유하고 있는 도시바메모리 지분 40.2%를 당장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증권가 일부에서는 도시바가 추가 지분을 이른 시일 안에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를 부인했다.
도시바는 5월 도시바메모리 지분 59.8%를 한·미·일 연합에 팔았다. 미국 투자운용사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지분 49.9%를 확보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SK하이닉스, 미국 애플·델·시게이트 등이 참여했다. 일본 광학장비업체 호야는 9.9% 지분을 차지했다. 도시바 지분은 40.2%로 내려갔다.
도시바는 지난해 9월 반도체 부문을 분사해 만든 도시바메모리 지분 매각 뒤 신사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매각과 함께 사회 인프라·에너지·전자기기·디지털솔루션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당분간 그룹 영업이익 90%까지 담당했던 도시바메모리를 대체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메모리는 2017년 기준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6.5%로 2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섣불리 지분을 팔기보다 경영권을 넘겨 막대한 투자 부담은 피하고, 40% 지분에 해당하는 이익을 누리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노부아키 CEO는 “보유 중인 도시바메모리 지분은 유용해 즉시 매각할 계획이 없다”면서 “현재 상태는 투자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도시바 메모리 이익 40%를 누릴 수 있는 적절한 균형 상태”라고 말했다.
도시바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사이클, 중국 반도체 메모리 도전 등 업황을 지켜보고 지분 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도시바메모리는 향후 2~3년 안에 기업공개(IPO)를 실시할 예정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수년간 생산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에는 D램을 포함한 메모리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으로 이를 활용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부아키 CEO는 “아직 중국 칩 제조업체와 시장 상황을 조사할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