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견제에도 화웨이가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량화 화웨이 회장은 광둥선 선전시에 있는 화웨이 본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서방으로부터의 신뢰 위기에 직면했지만 화웨이는 자기 일을 잘 하면서 5G 분야의 경쟁력을 지속해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량 회장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움직임이 커지는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고객들이 자신들만의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가 지금까지 모두 26건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고 공개했다.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되기 전인 지난달 화웨이가 총 22건의 5G 계약을 따냈다고 밝힌 것에 비교하면 4건이 늘어났다.
화웨이는 중계기를 비롯한 통신장비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또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출하량을 기준으로 올해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로 도약해 1위인 삼성전자를 추격 중이다. 화웨이의 올해 매출액은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5G 분야에서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화웨이 제품이 중국 정부의 사이버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동맹국들에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이 5G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의 주요 통신 사업자도 5G 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멍 화웨이 부회장이 대(對)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미국의 수사를 받는 가운데 앞으로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올해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인 ZTE가 이란·북한 제재 위반 문제로 미국 기업으로부터 핵심 부품을 살 수 없게 되는 제재를 당하면서 한때 도산 위기에 몰렸다.
미국이 앞으로 이와 유사한 수순을 밟는다면 화웨이 역시 안정적인 제품 생산을 장담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제3국에 핵심 제품을 판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