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가격 하락, 중소형 OLED 부진...삼성·LGD, 나란히 저조한 연간 실적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부진한 연간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과 기대보다 부진한 중소형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영향이 크다.

27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에 3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연간 실적 역시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와 비슷한 1조원대 초반에 머물거나 이에 미치지 못하는 9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이었다. 4분기 매출은 3분기 10조900억원과 비슷한 10조원대 초반 혹은 이보다 적은 9조원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LCD 사업과 중소형 OLED 사업이 모두 부진해 4분기에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3분기에 잠시 주춤했다가 4분기에 접어들며 다시 떨어지면서 이익률이 낮아졌다. 중소형 OLED는 주요 스마트폰 고객사 판매가 부진하고 LTPS LCD와 리지드 OLED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실적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조398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2조원대 중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LCD 가격 하락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대형 OLED 생산량이 늘었고 중소형 OLED 생산량도 증가했지만 신규 공장을 초기 가동하면서 감가상각비가 발생해 이익폭이 줄었다.

LG디스플레이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 1400억원과 비슷하거나 1000억원대 초반대로 감소할 전망이다. 매출은 3분기 6조1000억원대보다 증가한 6조원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기준 실적은 올해 영업 적자를 피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2조4000억원 이익을 거둬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 1000억원 안팎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중소형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하는 E6를 올해 신규 가동하고 내년에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까지 가동하면 내년에도 감가상각비가 증가해 영업적자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새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중소형 OLED 수익성을 높이는 게 과제라고 지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와 리지드 OLED 판매량과 수익성을 높여야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E5를 비롯해 신규 가동하는 E6에서 플렉시블 OLED 생산량을 늘리고 수익성을 높여야 실적 하락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양자점-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LG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 생산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숙제”라며 “스마트폰과 TV 시장이 침체해 어려운 환경에 놓인 만큼 새해는 차세대 기술을 갈고 닦으며 도약을 준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