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유엔 산하 자문 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올해 초에 발표한 전 세계 157개국 국민 행복도 조사 결과에서 57위를 기록했다.
1위 핀란드를 비롯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캐나다가 그 뒤를 이었다. 북유럽을 포함한 아름다운 자연 환경 보전을 위해 노력하는 나라들이다.
한국은 '성장의 역설에 갇힌 나라' 전형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성장에 의한 국가 부는 급증했지만 국민이 느끼는 행복은 그리 높아지지 않았다. 소득이 증가한다고 행복이 비례해서 높아지지 않는다는 '이스털린 역설', 즉 '성장의 역설'이 정확하게 확인되는 현상이다. 재정상의 경제력 부가 삶의 행복까지 가져다 주지 못함을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 경제 정책을 통해 눈부신 고속 성장을 이뤄 냈다. 사회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세계 최고 수준의 일상 생활 환경을 갖췄다.
이런 사회 변화에도 행복 지수가 높지 않은 것은 편리한 삶이 온전히 행복한 삶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리 이론에도 작용과 반작용 법칙이 있듯 성장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 부작용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플라스틱은 일상 생활에 큰 편리함을 가져다 줬으며,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다. 그럼에도 최근 플라스틱은 인류에게 재앙을 불러 올 부작용 요소로서 위협 존재가 되고 있다.
정신에 미치는 부작용도 커졌다. 앞만 보고 달리는 성장 일변도의 발전에 동반하는, 피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이다.
이러한 물질 및 정신 부작용을 극복하는 것이 바로 역설을 넘어 재도약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다.
가용 자원을 효율 활용하는 것은 경제 원리의 기본이다. 공유경제의 핵심이다. 다른 나라에서 활성화돼 보편화된 카셰어링 서비스가 국내에 정착하지 못하는 것을 비단 규제 탓만으로 돌릴 것은 아니다. 규제 철폐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는다.
우리는 이제 작용과 반작용 원리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고 이를 넘어 재도약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야 한다.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본다. 지금까지 성장 일변도의 '전진 앞으로' 정책은 부작용을 최소화해 역설을 뒤집을 수 있는 보살핌 정책이 돼야 한다. 잊혀진 여유와 인간미를 찾아내 재도약하는 무기로 삼아야 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형태 시범 사업으로 추진돼 온 스마트시티 구축이 본격 추진된다. 스마트시티는 우리 인간 삶의 행복을 궁극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개인, 기업, 정부, 국가가 하는 모든 경제·사회 활동 목표와 상통하는 총합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단순히 스마트시티 구축이 아니라 스마트 사회 구축으로 확대 해석할 수 있다.
스마트 사회 구축이 역설을 넘어서려면 편리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편리함을 넘어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역설을 극복해야 한다. 편리를 극대화하는 성장 정책과 행복을 극대화하는 돌봄 정책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균형을 잡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할 일이 두 배가 돼 투자가 두 배로 되고, 일자리도 두 배로 창출될 것이다.
스마트 사회 구축을 위해 첨단 기술을 접목한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과 비즈니스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한 R&D, 비즈니스에도 같은 비중의 투자를 확대하면 된다. 투자가 지금보다 두 배로 확대돼야 한다.
최근 들어 투자할 데가 없다고 걱정하는 대기업이 있다. 부작용 극복을 위한 첨단 기술 접목, 이에 대한 비즈니스가 블루오션이다.
인류 삶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극복하고 이해 당사자 간 갈등 극복을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기술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해법을 제시하는 분야가 최대 투자처다.
이제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고 인류의 궁극 목표인 행복한 삶을 위한 스마트 사회로 힘찬 여정을 시작할 때다.
강선무 경희대 교수 etxkang@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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