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간 혁신으로 미래 교육 꿈꾼다...학교 환경 개선 5년동안 18조 9000억원 투입

전국 학교 곳곳에 첨단 미래교실, 메이커스페이스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교실이 들어선다. 노후 냉난방기·전등과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벽체도 교체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학교 공간 혁신을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18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교육부는 미래교육 변화에 부응하고 쾌적·안전한 학교 공간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을 9일 발표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로 학교 노후시설개선 및 수업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5개년 계획은 △미래교육에 대응하는 학교 공간 혁신 △노후환경개선을 통한 쾌적한 학교 △위험위해요소 없는 안전한 학교 등을 담았다.

교육시설 5년 후 개선 목표
교육시설 5년 후 개선 목표

◇공간이 바뀌면 상상력도 자극

서학교 공간 혁신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올 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한 사업 중 하나다.

공간을 바꿔 학생 참여를 유도하고 상상력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다. 미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을 공간 혁신에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놀이학습,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공간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교육 방식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 해부터 매년 17개 시·도 교육청별로 학교 10~20개교씩 선별해 5년 동안 1250개 교실 공간을 혁신한다. 놀이학습교실·융합교육교실·협력학습실·첨단미래교실·메이커스페이스 등 다양한 수업이 가능한 교실과 개방형 창의·감성 휴게학습 공간을 조성한다.

서울시교육청의 '꿈을 담은 교실' 운영 사례가 대표적이다. 획일화된 학교 공간을 학생 중심의 창의적이면서 감성적인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교실 구석에 학생들이 편하게 앉아 책을 보면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거나, 수업과 놀이·휴식이 모두 가능한 공간을 구축하기도 했다.

서울 천일초등학교가 좋은 모델이다. 9일 유 부총리는 서울 천일초등학교를 방문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고 공간 혁신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천일초는 학생들이 창을 바라볼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게 창을 바꾸고 뒷벽에는 유리칠판을 설치해 자유롭게 생각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편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구석에 마련했다. 천일초등학교는 자유롭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놀이방 같은 도서관을 만들었다. 방학 중에도 학생들이 학교에 '놀러 올'만큼 인기가 많다.

교육부는 이 같은 학교 교실 혁신에 앞으로 5년 동안 총 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 해는 150개교에 600억원을 지원한다. 정책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공간별로 모델도 개발한다.

정부는 교실 혁신뿐만 아니라 학교 단위 공간 개선도 지원한다. 교육과정 변화에 따른 교수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특성화된 공간을 조성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복합공간 등을 구축한다. 학교 내에 토의·토론형 교육, 프로젝트 중심 학습, 실험·실습 공간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 공간 개선에는 8조 8548억원이 투자된다.

김경인 브이아이랜드 대표는 “화장실이 바뀌면 학교 폭력이 없어지고, 교실이 바뀌면 기초학력미달자가 없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공간을 바꾸는 것은 교육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공간혁신” 추진을 위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9일 서울 강동구 천일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교육감이 친환경으로 혁신공간으로 제직된 교실과 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학교 공간혁신” 추진을 위한 현장방문 및 간담회가 9일 서울 강동구 천일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교육감이 친환경으로 혁신공간으로 제직된 교실과 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 조성

정부는 재난 위험 시설은 개축하거나 철거하고 건축 자재를 교체해 화재 위험도 해소한다. D·E등급의 재난 위험시설은 개축·보수·보강하거나 철거해 2년 내 위험요소를 없앤다. 내진보강도 50% 이상 개선한다. 내진보강을 해야 할 초중등학교 건물은 2만2842동이다. 5년 동안 58.3%에 해당하는 1만3310동을 개선한다. 2029년까지는 모든 건물의 내진 보강을 완료한다.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과 드라이비트 공법 단열재를 교체한다. 2030년까지 모든 초중등 학교에서 샌드위치패널을 제거할 예정이다. 이 중 50%인 615동은 앞으로 5년 안에 제거한다. 화재발생 시 인명피해 우려가 큰 기숙사와 내화기준 미 충족 건물이 우선 개선 대상이다.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된 건물 단열재도 교체한다. 신·증축 건물은 드라이비트 공법 시 준불연재를 사용하게 한다. 기존 건물은 불에 잘 타지 않은 단열재로 바꾼다.

화재 초기 진화에 효과가 큰 스프링클러는 유치원이나 특수학교부터 설치한다. 쾌적한 학교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노후 냉·난방기나 조명·창호도 대대적으로 교체한다. 노후 냉·난방기를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해 '찜통 교실' '냉골 교실'을 없앤다. 에너지 성능이 낮은 노후 창호를 단열 성능이 좋은 고효율 창호로 바꾸고 노후 조명시설은 고효율 LED 전등으로 교체한다. 노후 화장실도 휴식이 가능한 생활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유은혜 부총리는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가 아니라 '우리 집과 같은 안락한 곳' '어울림과 쉼이 있는 곳'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면서 “다양한 교수학습 활동이 가능한 창의·융합교실 공간, 상상력과 감성을 키우는 휴식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시도교육청별 공간혁신 관련 사업을 우선 지원하고 하반기에는 공간별 표준 모델을 마련하는 등 공간 혁신 사업 확산을 위해 지속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