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어닝쇼크' 수준의 잠정 실적을 내놓은 데 이어 오는 24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 실적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메모리 반도체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와 기존 추정치를 하회할 전망”이라면서 “매출 9조5000억원, 영업이익 4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전망치 대비 매출은 약 1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8400억원 각각 하향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2018년 3분기 실적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27% 각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플래시 수요 부진에 따라 비트 출하량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2018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0조6000억원 및 5조3000억원에서 10조1000억원, 4조9000억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고객의 재고 축소 노력과 수요 둔화로 반도체 출하량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8조7000억원, 3조6000억원에서 각각 8조원과 3조원으로 낮췄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유례없는 초호황을 이어 왔다. D램 시장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실적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격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작년 4분기에 성장이 꺾였다. 지난해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1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는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9조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SK하이닉스 역시 이 같은 시장 변화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80%가 D램에서 발생하고, 낸드 플래시가 18% 정도 차지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 실적이 크게 꺾이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둔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반도체 이익이 2018년 대비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이클 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이익이 2018년 44조3000억원에서 올해 22조5000억원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지난해 21조원에서 올해 12조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큰손인 데이터센터 및 서버 업체들이 언제 다시 투자를 재개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료: 대신증권)
(자료: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