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연평균 20% 이상 성장, 올해 규모는 21조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스타트업이 인기 있는 스마트홈 제품 출시를 가속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홈 보안 관련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람을 식별하는 초인종 카메라 '헬로'는 카메라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해서 사람을 식별한다. 집 앞에 낮선 사람이 있으면 AI 스피커를 통해 호출하는 등 알려주고, 초인종을 누르면 화면을 사용자 스마트폰에 전송한다. 방문자 얼굴을 인식해서 방문자 신분을 확인하는 안면 인식 기능도 제공된다. 또 다른 제품인 스마트 보안스피커 '케빈'은 집에 사람이 없을 때도 마치 실제로 사람이 있는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스마트홈 제품과 연동해 자동으로 사람 말소리를 재생하고 조명을 켜 주는 식이다. 아침에는 샤워 소리, 저녁에는 TV 소리와 함께 음식을 만드는 소리를 낸다. 뒷면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탑재돼 있어 진짜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그림자도 만들어 낸다.
지금까지 소개한 스타트업 제품이나 솔루션은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해 운용된다. 그러나 국내 스마트홈 플랫폼은 솔루션만큼이나 많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만 보더라도 LG 스마트씽큐, 구글 구글홈, 네이버 클로바, SK텔레콤 스마트홈, 다이슨 링크, KT 기가지니 홈 사물인터넷(IoT), 샤오미 미(Mi)홈, LG유플러스 IoT앳홈,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카카오 카카오홈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플랫폼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스타트업은 모든 플랫폼에 호환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하나의 플랫폼만 바라보고 개발한다면 판매량이 담보되지 않을 수 있어 리스크가 크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는 소비자가 삼성전자 냉장고, LG전자 에어컨, 샤오미 로봇청소기, 다이슨 공기청정기에 탑재된 홈 IoT 기능을 모두 사용하려면 구글 구글홈, 삼성 스마트싱스, LG 스마트씽큐, 샤오미 미홈, 다이슨 링크 등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모두 깔아야 한다. 스마트홈 핵심은 '연결'이지만 많은 스마트홈 플랫폼이 서로 연결되지 않아 사용자 입장에선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플랫폼 제공 기업은 각자의 표준 API에 맞게 많은 스마트홈 제품과 솔루션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플랫폼 간 협업도 중요하다. 얼마 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홈 IoT 플랫폼을 갖추고 생태계 확장에 협력키로 함에 따라 홈IoT '연결성' 확장에 방점을 둔 신기술·제품 출시가 기대되고 있다.
스마트홈 플랫폼 인터페이스 2대 축은 사용자의 스마트폰 앱과 AI 스피커다. 우리나라 AI 스피커는 젊은 세대, 싱글족 등을 공략하며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대부분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었고, 현재 종류만도 56종에 이른다. 기업이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홈 플랫폼 시장 경쟁 우위 확보 차원이다. 스마트홈 플랫폼 인터페이스와 허브 역할을 동시에 담당하는 AI 스피커는 사람 귀에 해당하는 음성 인식 마이크 입력과 사람 입에 해당하는 음성 합성 스피커 출력이 1세대 제품이었다. 2세대는 사람 눈에 해당하는 카메라와 사람 표정 및 몸짓에 해당하는 모니터가 부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트업도 2세대에 맞춘 전용 앱 개발을 준비한다면 좋은 시장을 공략하게 될 것이다.
정보를 눈으로도 보여 주는 AI 스피커를 통해 영상 융합 서비스뿐만 아니라 상품 구입 등 e커머스 구현에 효과가 있어서 스마트홈 시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 보안 응급 상황 대처 및 생활 보조 서비스 분야 등이 강화된 시니어 케어 서비스도 2세대 AI 스피커 활용처로 주목받고 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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