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신형 갤럭시A 시리즈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대거 도입한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화면상에서 지문을 판별하는 기술이다. 삼성은 중가 모델에 신기술을 적극 채택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 예정인 갤럭시A90, A70, A50 3개 모델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센서와 모듈 제조사들을 선정했으며 2분기 양산에 돌입할 계획으로 파악됐다. 신형 갤럭시A 시리즈는 올해 총 아홉 가지 모델이 준비되고 있다. A90, A80, A70 같이 숫자로 구분되고, 숫자가 클수록 성능이 우수하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적용이 결정된 모델은 전체 30%에 달한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올해 삼성이 처음 선보이는 기능이다. 1분기 발표될 갤럭시S10 시리즈 상위 2개 모델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이 먼저 적용되고, 곧바로 갤럭시A 시리즈가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적 방식은 달라 갤럭시S10에는 초음파가, 갤럭시A에는 광학식이 쓰일 예정이다.
삼성은 그동안 디스플레이 지문인식과 같은 신기술은 갤럭시S와 같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만 먼저 적용하고 이후 대중화가 됐을 때 중저가 모델로 확산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삼성은 올해 갤럭시S뿐만 아니라 갤럭시A에도 거의 동시에 신기술을 대거 적용하는 전과는 다른 모습을 엿보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작년 하반기서부터 본격화한 중저가 스마트폰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 국면에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교체 주기의 장기화, 혁신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빠르게 부상하며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세계 시장 1위인 삼성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삼성은 중국 스마트폰을 견제하는 동시에 아직 성장세에 있는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삼성 중저가폰의 대표 제품인 갤럭시A 시리즈에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A시리즈 카메라도 스펙을 높이고 있다. 신형 갤럭시A에 듀얼 이상 멀티카메라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상위 모델에는 사람이나 사물을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TOF 방식 3차원(D) 센싱 모듈 탑재를 준비하고 있다. TOF 기술은 적외선과 같은 빛이 피사체에 도달했다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심도를 계산하고 3D를 구현하는 게 골자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이 올해 삼성 스마트폰 핵심 기능으로 부상할 전망이어서 산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존 스마트폰 내 지문인식과는 다른 기술이기 때문에 대응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갤럭시A 시리즈에 도입되는 광학식 지문인식은 카메라 제조와 유사한 것으로 전해져 카메라 모듈 협력사를 중심으로 서플라이체인이 꾸려지고 있다. 대만 이지스테크놀로지의 광학식 센서를 토대로 파트론과 엠씨넥스가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모듈을 만들고, 이를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구조로 파악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