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해외 매장까지 관리할 수 있는 리테일 미디어 솔루션을 개발해왔습니다. 저희 기술을 활용하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간편하고 손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클라우드를 통해 세계 어디든 실시간으로 메뉴나 이벤트를 표출할 수 있죠.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겁니다.”
정동관 사운드그래프 대표는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개척한 1세대다. 6년 전부터 식당이나 카페 등 주로 소매점에서 사용하는 메뉴판, 간판을 디지털로 바꾸는 사업에 뛰어들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운드그래프 솔루션이 적용된 매장은 국내외 4000여개, 디스플레이 기준으로는 2만5000여개에 달한다. 스타벅스, 버거킹, 다이소, 하이마트 등에서 볼 수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쉽게 말해 전자화된 광고판이다. 기존 광고판은 인쇄를 기반으로 해 한 번 제작하면 수정이 불가능했다. 디지털 사이니
지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다. 네트워크에 연결해 시간,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내용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메뉴를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고 인기 상품이나 행사를 프로모션할 수 있다. 사운드그래프는 소매점에 중점을 둔다는 의미로 '리테일 미디어'라는 용어를 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디스플레이와 콘텐츠를 재생하는 플레이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편성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원격에서 콘텐츠를 배포·관리하는 툴로 이뤄진다. 사운드그래프는 이런 솔루션을 모두 보유해 실제 서비스 구현을 돕는다.
정 대표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 일찍 뛰어들 수 있었던 건 그가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쌓은 경험에 있다. 2000년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독립한 후 그는 세계 최초로 터치패드와 아날로그 턴테이블을 이용한 디지털 오디오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2003년에는 리모콘 기반 PC 인터페이스를 개발, PC를 가전기기처럼 제어할 수 있게 했다. 멀티미디어를 다루는 방법뿐 아니라 이용자 시각에서 접근하기 쉬운 콘텐츠 전달법에 전문성을 갖췄다.
정 대표는 “새롭게 등장하는 미디어 콘텐츠는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공간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디지털 사이니지 역시 기존 인쇄 형태로 돼 있던 광고물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운드그래프는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른 국내 시장 사업 경험을 토대로 해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일본, 네덜란드, 미국에 거점을 두고 영업을 강화한다.
정 대표는 “해외는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국내보다 늦어 시장이 열리는 단계”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고객과 협업을 통해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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