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양자암호통신 장비가 미국 금융 시범망에 적용됐다. 보안 본 고장 미국에서, 보안 등급이 최고 수준인 금융 분야에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월스트리트 등 금융계 진출이 현실화할 경우 다른 산업으로 파급효과도 클 전망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미국 스타트업 '퀀텀 익스체인지'가 뉴욕 맨해튼에 양자암호통신을 활용한 금융 시범망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시범망은 홀란드 터널을 통해 맨해튼과 뉴어크(Newark) 지역을 연결한다. 두 지역에 본사나 지점을 둔 대형 은행과 자산관리회사가 양자암호통신 안전성을 시험 중이다. 고객 결제 계좌 등 민감한 정보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퀀텀 익스체인지가 이용하는 양자암호통신 장비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수출했다. SK텔레콤 자회사 IDQ가 원천기술을, SK텔레콤이 전송기술을 제공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DQ가 지난해 6월 퀀텀 익스체인지에 100억원 규모 양자암호통신 장비를 수출했다”면서 “맨해튼 시범망에 사용하는 장비는 IDQ가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암호통신 시범망은 미국 주요 언론도 주목했다. 현존 사이버 보안 체계를 위협하는 양자컴퓨터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과 중국이 양자기술을 선도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에서 알리바바에 이르기까지 양자컴퓨터를 먼저 상용화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양자컴퓨터에 대항하기 위한 암호 기술 중 하나인 양자암호통신에서 중국은 분명히 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양자컴퓨터는 현존 암호 체계에 잠재적 위협 요소”라면서 “양자물리학 개념을 활용한 양자암호키분배(QKD)가 해결책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퀀텀 익스체인지는 우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양자암호통신 우수성을 알리고 정부기관 등 보안이 중요한 산업계와 공공기관을 차례로 공략할 방침이다.
보안에 까다로운 금융권과 공공기관이 양자암호통신을 도입하기 시작하면 다른 분야로 확산 속도도 빨라질 것이란 기대다.
존 프리스코 퀀텀 익스체인지 최고경영자(CEO)는 “금융회사는 양자암호통신을 차별화 요소로 보고 있다”면서 “대형 은행 등아 민감한 비밀 정보를 보호하는 데 활용하는 한편 워싱턴DC 등 정부기관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